부산 국제영화제(BIFF)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역인 홍콩배우 양조위의 인기에 대해 “게스트(관객)는 최소한의 인원수로 발표하는데, 양조위 배우의 경우는 야외무대 객석을 거의 채웠다”며 “그를 보러 4500명 정도의 관객들이 오셨다”고 밝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1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7회 부산 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야외무대 행사에 오신 관객들은 적어도 500명에서 2000명을 오가는 수준이었다”라며 양조위가 올해의 부국제를 뜨겁게 달궜다고 이같이 총평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수여된다. 올해 수상자는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무간도’(2002) 등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홍콩영화를 이끌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해온 양조위였다.
그는 7년 만에 BIFF를 찾아 개막식 무대, 기자회견, 오픈토크, GV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며 국내외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양조위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동성서취’(1993), ‘해피 투게더’, ‘암화’(1998), ‘화양연화’, ‘무간도’, ‘2046’(2004) 등 6편을 상영했다.
이날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은 “영화제를 치르면서 항상 기록 위주의 성과를 말씀드려왔다. 작년부터는 기록보다 문제점을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바꾸었다”며 “올해 팬데믹을 끝내는 기념을 조금 일찍 마련하지 않았나 싶다. 3년 만에 정상화된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관객들이 어려운 점을 메워주셨기 때문이다. 또한 600여 명이 넘은 자원봉사자들이 코로나에 굴하지 않고 영화제를 지켜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지난 2년간의 부침을 극복하고 3년 만에 정상화한 BIFF의 성과를 자평했다.
이달 5일 개막한 27회 부산영화제는 10일간의 축제를 마친 뒤 오늘(14일) 오후 6시 폐막식을 진행했다. 폐막식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의 결산 보고를 진행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을 받았음에도 반갑게 영화제를 맞이해주신 관객들 덕분에 비교적 무난하게 영화제를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커뮤니티 비프와 동네방네 비프의 안착, 마켓의 놀라운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페스티벌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제를 찾은 올해 총 관객수는 16만 1145명으로 커뮤니티 비프에는 1만 7166명이, 동네방네 비프에는 1만 1002명이 방문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10년 전 외부에 참가자 집계를 의뢰하려다 안 됐는데 당시 영화제 방문자가 연인원 45만 명 정도였다. 이는 베를린영화제와 토론토영화제 수준이다”라고 비교했다.
올해 부산 국제영화제 참가 게스트는 총 7542명. 국내 게스트 3189명, 해외 게스트 752명, 마켓 국내 게스트는 1523명(해외 게스트는 942명), 시네필은 1136명이 들었다. 단, 취재진과 단순 참가자들의 수치는 제외했다. 프로그램 이벤트별로 보면 오픈토크 11회, 야외 무대인사 9회, 스페셜 토크 2회, 액터스 하우스 4회, 아주담담 5회, 마스터 클래스 2회, 관객과의 만남 304회가 진행됐다.
초청작은 영화의전당과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등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71개국에서 초청한 242편을 상영했다. 이에 이 이사장은 “올해도 코로나 팬데믹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스크린 수가 적었다. 다른 부분에서도 예산을 아끼다보니 문제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상자 및 수상작들도 어느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았다. 먼저 비프메세나상은 ‘두 사람을 위한 식탁’(감독 김보람, 한국)과 ‘축구광 자흐라’(감독 샤흐민 모르타헤자데, 이란) ‘친애하는 어머니 죽음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감독 첸시이, 중국)가 차지했다.
비프메세나상은 와이드 앵글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중 최우수작품을 각 1편씩 선정해 감독들에게 각 1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선재상은 중국의 ‘따스한 오후’(감독 란 티안), 한국의 ‘그리고 집’(감독 정은욱)과 ‘타인의 삶’(감독 노도현)이 받았다.
뉴 커런츠상은 한국영화 ‘괴인’(감독 이정홍)과 인도영화 ‘그 여자 쉬밤마’(감독 자이샨카르 아리아르)가 차지했으며 각각 3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괴인’이 올해 크리틱b상, KBS독립영화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뉴 커런츠상 등 4관왕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한편 배우 이영애와 김상경이 심사위원으로 나선 올해의 배우상은 ‘빅슬립’의 배우 김영성, ‘울산의 별’의 배우 김금순이 가져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올해 저희 내부적인 목표는 정상화였다. 3년 만의 정상화라는 과제가 우리의 예상보다 어렵고 벅차다는 걸 준비하면서, 영화제를 운영하면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허 집행위원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던 지난 2019년을 100%로 잡았을 때, 올해는 80~90% 정도로 회복되는 걸 기준으로 세웠었다. 아직 극장에도 예년에 비해 관객이 60% 정도 밖에 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희들은 올해 양적으로 90% 가깝게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이용관 이사장님께서 겸허하게 말씀하셨지만 질적으로는 100%로 정상화된 게 아닌가 싶다”고 자평했다.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로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된 27회 부산 국제영화제는 개폐막식을 비롯해 오픈토크 등 모든 행사를 기존대로 운영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부산영화제의 규모는 베를린, 토론토영화제 못지 않지만 예산은 12년째 동결돼있다. 부산시의 지원은 이미 최대로 받고 있어서 더 기대하기 어렵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속적인 지원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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