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팬들에게 암표 팔지마" SD의 엄포, 다저블루의 물결 막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16 08: 18

“다저스 팬들에게 암표 팔지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 펫코 파크가 LA 다저스와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홈 팬들로 가득찼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은 샌디에이고 구단에 의미있고 역사에 남을 하루였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뒤이어 등장한 닉 마르티네스(⅔이닝), 루이스 가르시아(1이닝), 로버트 수아레스(1이닝), 조쉬 헤이더(1이닝 무실점)의 철벽 불펜진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트렌트 그리샴의 솔로포까지 터지는 등 샌디에이고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고 정규시즌 111승을 거둔 다저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정규시즌에도 5승14패로 숙적이자 천적이었던 다저스와의 관계도 이번 시리즈를 끊어내려고 하는 샌디에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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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이날 홈 경기가 중요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에서도 역사적인 포스트시즌 홈 경기였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06년 10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홈 관중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승리까지 거뒀다. 홈 관중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것은 1998년 10월 1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이후 24년 만이었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홈구장인 펫코 파크에서 열렸고 시리즈도 승리했지만 당시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며 홈 팬들과 호흡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홈 팬들이 모처럼의 포스트시즌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했고 샌디에이고 팬들도 응답했다. 결국 4만5137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2015년 이후 펫코 파크 최다 관중이었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 최다 관중이기도 했다. 종전 포스트시즌 최다 관중은 200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기록한 4만509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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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날 펫코 파크의 관중들 대다수가 샌디에이고 팬들이었다. 사실 그동안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경기가 열릴 때면 절반 가까운 관중들이 다저스 팬들이었다.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와LA 다저 스타디움까지 거리는 123마일(약 200km). 자가용으로 오갈 경우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비교적 가깝기에 다저스 원정 팬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또한 티켓값이 다저 스타디움보다 펫코 파크가 저렴하다. 미국 전국매체인 USA투데이는 ’1969년 샌디에이고가 창단한 뒤 사실상 매년 다저스의 괴롭힘을 당하던 처지였다. 매치업 자체가 항상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에 샌디에이고 팬들 60%, 다저스 팬들 40%로 관중이 구성됐다. 펫코 파크는 정규시즌 더 쾌적하고 저렴한 좌석을 찾기 위한 다저스 팬들의 안식처였다’라고 설명했다.
모처럼의 포스트시즌 홈 경기에 다저스를 만나게 됐다. 일단 샌디에이고 구단은 디비전시리즈 홈경기 티켓 판매 정책을 극단적으로 취했다.  다저스 팬들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했다. LA타임즈에 의하면 ‘샌디에이고는 샌디에이고와 선택된 인근 지역 외에 로스엔젤리스와 인근 지역의 거주자들에게는 티켓을 팔지 않을 것이고 결제시 자동으로 취소될 수 있다’라면서 다저스 팬들의 접근 자체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 판매 정책 자체로 다저스 팬들이 찾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샌디에이고 구단은 암표까지 차단했다. USA투데이는 ‘샌디에이고 구단 관계자들은 99%의 비중으로 샌디에이고 팬들이 찾아왔다고 말했다’라면서 ‘샌디에이고 구단은 다저스 팬들을 상대로 암표로 판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시즌 티켓을 영구적으로 빼앗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의 정책이 빈축을 살 수 있지만 그만큼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에서 만큼은 다저스의 푸른 물결이 홈구장을 뒤덮는 것을 막고 싶었다. 그 목적을 달성하며 푸른 물결 대신 ‘Beat LA(타도 LA)’의 외침이 가득차게끔 만드는데 성공했다.
샌디에이고의 레전드인 토니 그윈의 아들이면서 라디오 방송의 해설을 맡고 있는 토니 그윈 주니어는 LA타임즈를 통해서 “아마 다저스 팬들에게 티켓을 팔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팬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LA의 팬들이 와서 구장을 가득 채우는 것이다. 만약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기회는 없다”라면서 샌디에이고 구단의 고육책이라고 옹호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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