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두산’ 옆집 LG의 경계, “전력 보강 든든하지 않겠나. 이승엽 데려왔는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0.17 03: 42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신임 감독을 선임해 야구판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LG는 조심스레 이승엽 감독이 지휘할 두산이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경계했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결별하고, ‘국민타자’ 이승엽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올 시즌 9위로 추락한 두산은 빠른 시간내에 강팀으로 재도약시킬 적임자로 이승엽 감독을 선택했다.
두산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 베어스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제공

차명석 LG 단장은 KBO리그 레전드의 감독 취임을 반겼다. 차명석 단장은 “프로야구 흥행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잠실 라이벌전도 이제 이승엽 감독까지 와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LG는 올해 두산 상대로 10승 6패를 기록, 2014년(8승1무7패) 이후 8년 만에 우위에 섰다. 내년에는 여러 면에서 더 많은 관전포인트들이 생길 것이다.
차 단장은 두산의 행보가 공격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이 이승엽 감독을 임명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전력 보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확신했다.
차 단장은 “이승엽 감독을 데려왔다는 것은 많이 도와주겠다는 뜻이지 않겠나. 지원도 잘 해주고, 언젠가 (감독을) 할 사람이니까 잘 할 거라고 본다. 구단에서 처음부터 지원을 잘 해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30일, 잠실 삼성-LG전에서 삼성 이승엽의 은퇴투어 행사가 열렸다. 삼성 이승엽이 LG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OSEN DB
두산은 그동안 화수분 야구로 FA 등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드래프트에서 뽑은 유망주들을 잘 키워서 썼다. 그러나 최근 수 년 간 주축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타 팀으로 이적이 줄줄이 이어졌다.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김현수(LG)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NC) 박건우(NC) 등이 이제는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팀의 기둥들이 하나둘씩 빠지면서 화수분 야구에도 한계가 왔다.
차 단장 외에도 대부분 야구계 관계자들은 이승엽 감독 취임과 함께 두산이 FA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을 예상하고 있다. 박정원 구단주가 직접 이승엽을 만나 감독 제안을 한 것에서 든든한 지원이 예상된다.
레전드인 이승엽이 감독으로 출발해 첫 해부터 성적이 시원찮을 경우에는 선수 이승엽과는 달리 감독 이승엽은 곧바로 나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승엽 감독의 미래로 두산도, 한국 야구도 바라지 않는 그림일 것이다.
차 단장은 “이승엽 감독을 영입해놓고, 지원을 안 해주면 그렇잖아요. 지원을 잘 해줄 것이다. 김태룡 단장님이 베테랑이시니까 잘 하실 거다”고 언급했다.
류지현 감독은 당장 플레이오프 준비에 여념이 없다. 류 감독은 두산의 이승엽 감독 영입에 대해 “지금 두산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당장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전쟁을 앞두고 있다.
다만 류 감독은 “내가 경험을 해 봐서, (감독 선임 직후) 지금 정신이 없을 것이다. 주위의 수많은 축하 문자에 제대로 답장도 못해주고 있을 것”이라고 이승엽 신임 감독의 처지를 대변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