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7회까지 무득점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이겼다. 18회 신인 제레미 페냐의 홈런이 그토록 기다린 1점이었다. 21년 만에 홈에서 가을야구를 치른 시애틀 매리너스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휴스턴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치러진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3차전에서 시애틀은 연장 18회 접전 끝에 1-0으로 꺾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장 17이닝 무득점 승부 끝에 18회 페냐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0'의 균형을 깼다.
18이닝 경기는 포스트시즌 최장 타이 기록으로 역대 4번째. 이날 경기에 나온 삼진 42개도 포스트시즌 단일 경기 최다 기록이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8분 시작돼 7시30분까지 무려 6시간22분이 소요된 경기로 양 팀 도합 18명의 투수들이 나온 혈전이었다.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시애틀을 누른 휴스턴은 2017년부터 최근 6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20일부터 뉴욕 양키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디비전시리즈 승자와 7전4선승제 시리즈를 갖는다. 반면 2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암흑기를 딛고 21년 만에 홈에서 가을야구를 연 시애틀은 3전 전패로 패퇴했다. 와일드카드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2연승으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아메리칸리그 최다 106승을 거둔 휴스턴에는 스윕패를 당했다.
경기 내내 한 치의 양보 없는 투수전이었다. 시애틀 선발 조지 커비는 7이닝 6피안타 2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휴스턴 강타선을 압도했다. 시애틀 신인으로는 포스트시즌 첫 7이닝 무실점 호투. 이에 맞선 휴스턴 선발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도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맞섰다.
불펜 싸움으로 넘어간 승부에서도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양 팀 타선의 결정타가 아쉬웠다. 휴스턴은 8회 2사 2루, 9회 1사 2,3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시애틀도 8회 2사 2루 기회를 놓친 데 이어 9회 1사 1,2루 끝내기 찬스에서도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양 팀 모두 1점도 내지 못한 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좀처럼 1점이 나오지 않았다. 스코어 보드에 0만 빼곡히 들어차면서 포스트시즌 최초 기록이 나왔다. 지난 9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 14이닝을 넘어 이날 17회까지 0-0 무득점 승부가 이어졌다.
14회부터 선발 자원 루이스 가르시아를 투입한 휴스턴은 16회 1사 1,2루에서 율리 구리엘의 우중간 가를 뻔한 타구가 시애틀 중견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다이빙 캐치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18회 선두타자 페냐가 시애틀 구원 펜 머피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장식했다. 7타수 무안타 끝에 이날 경기 페냐의 첫 안타가 홈런으로 결승타가 됐다.
휴스턴은 8번째 투수 가르시아가 18회 마무리까지 책임졌다.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 같은 구원승을 올렸다. 불펜 가용 인원을 모두 쓴 시애틀은 페냐에게 홈런을 내준 뒤 10번째 투수로 선발 자원 로비 레이까지 올렸지만 이미 분위기가 넘어간 뒤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