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벽화, 유지 여부가 이슈 되는 자체가 말도 안 된다 [오!쎈 이슈]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0.18 10: 25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오른쪽 외야 관중석 벽에는 삼성 레전드이자 구단 세 번째 영구결번 주인공인 이승엽의 얼굴과 등번호 36번이 새겨져 있다. 벽화 아래에는 이승엽의 핸드 프린팅과 한일 통산 홈런수인 626이 찍힌 대형 야구공도 있다. 
이승엽이 두산 신임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이승엽 벽화'의 유지 여부가 이슈로 떠올랐다. 팬들의 반대는 거셌다.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이승엽을 기리고자 만든 벽화를 지워서는 안 된다는 그 이유다. 
구단 측은 이승엽의 벽화와 조형물은 구단의 역사이자 유산이며, 현역 시절 그가 쌓은 업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벽화를 손댈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 매체는 '삼성이 통 큰 결정을 내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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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벽화 유지 여부가 이슈가 되는 자체가 그냥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당연히 벽화를 유지해야 한다. 이승엽 감독이 현역 시절 쌓은 업적은 아주 위대하고 앞으로 그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다. 지도자로서 타 구단의 유니폼을 입더라도 '국민타자'라고 불렸던 이승엽 감독의 넘사벽 커리어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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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레전드를 위한 공간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구결번 주인공인 이만수 전 SK 감독과 양준혁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의 업적을 기리는 조형물을 만드는 건 어떨까. 
2016년 삼성의 홈구장이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겨질 당시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의 흉상 건립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흉상을 제작, 야구장 입구에 세우면 좋겠다는 의견이 오갔다. 하지만 논의만 하다가 성과 없이 끝났다. 
삼성과 함께 원년부터 팀명을 그대로 유지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사직구장 입구에 고 최동원 동상이 세워져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원년 구단 삼성은 지금껏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했으나 레전드 대우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고 장효조 전 감독의 기일에 추모 행사는커녕 전광판에 추모 영상도 표출하지 않았다. 명문 구단으로서 레전드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아쉽다. 
삼성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명문 구단답게 구단 역사관과 별도로 레전드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마련돼야 한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단순히 야구 경기가 열리는 장소가 아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최강 삼성의 홈그라운드이자 대구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다. 
물론 삼성 구단의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대구시의 도움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와 함께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처럼 DGB 대구은행 장효조상도 제정했으면 하는 게 기자의 작은 바람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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