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어려울 텐데…" 주변도 걱정한 한화 단장직, 손혁은 왜 수락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0.19 08: 08

 지난 13일 선임된 손혁(49) 한화 신임 단장은 주변으로부터 축하만큼 걱정을 많이 받았다. 최근 3년 연속 10위로 깊은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한화는 감독뿐만 아니라 단장도 극한 직업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봐야 할지 쉽게 답이 안 나온다. 오랜 기간 쌓이고 꼬인 실타래를 푸는 것이 만만치 않다. 
다른 곳에서 러브콜도 있었지만 손혁 단장은 한화 단장직을 수락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손 단장은 “한화는 내게 고향팀이고, 단장은 감독만큼 몇 안 되는 영광스런 자리”라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너무 어려울 때 맡아서 힘들지 않겠냐’는 말씀들을 하셨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일수록 팀원들과 다 같이 잘해서 결과를 내면 기쁨이 훨씬 더 클 것이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수 출신 손 단장은 은퇴 후 미국 저명 투수 전문가 톰 하우스 피칭 아카데미에서 코칭 및 재활 트레이닝 연수를 받으며 다양한 커리어를 쌓았다. 2009년 한화 투수 인스트럭터로 첫발을 뗐고, 방송 해설과 함께 투구 이론 저서도 두 권이나 출간해 학구파 지도자로 떠올랐다. 넥센과 SK에서 투수코치를 지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2020년에는 키움 사령탑 자리에도 올랐다. 

한화 손혁 단장. /한화 이글스 제공

키움 감독에서 물러난 뒤 미국에 개인 연수를 다녀온 손 단장은 올해 한화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정민철 전 단장을 보좌하며 프런트와 현장 중간 지점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현장과 미팅을 거쳐 시즌 초반에는 불펜 멀티 이닝을 지양하는 쪽으로 매뉴얼 확립을 이끌어냈고, 후반에는 영상 분석을 통해 김민우의 투구폼 조정을 도왔다. 
1년간 지근거리에서 함께한 손 단장은 한화의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좋은 1년을 보냈다. 1년을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단장직 수락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며 “전임 정민철 단장님과 계속 같이 움직이면서 팀을 파악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화는 이게 약하고, 저게 약하다는 식으로 약점에만 초점을 맞춰 말하는데 강점들도 분명 있다. 2년간 지속적인 리빌딩으로 어린 선수들이 많다. 올해 성장한 남지민, 문동주, 내년 신인 김서현과 이듬해 들어올 (전체 1순위) 신인까지 투수 유망주는 어느 팀보다 많다. 이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강점을 살린다면 약점도 희석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2년간 전면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경험치가 쌓였고, 어린 파이어볼러 자원은 어느 팀보다 많이 모았다. 손 단장은 “선발진에 150km대 투수들이 많아지면 불펜에서도 빠른 공 던지는 투수가 그만큼 필요하다. 당장 제구가 잡혀 있지 않더라도 빠른 공 던지는 투수라면 보겠다. 다른 팀 방출 선수나 독립리그 선수들까지 다 볼 것이다. 퓨처스 최원호 감독님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투수 전문가라 투수들을 키우고 보강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투수력이 좋아지면 야수들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약한 타구들이 가면 수비력도 보완될 수 있다. 다양한 방면으로 팀원들과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손혁 단장. /한화 이글스 제공
누가 뭐래도 가장 확실한 전력 보강 방법은 외부 FA 영입이다. FA 관련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손 단장은 “지금은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 이르다.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있지만 다른 팀들의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고, 말로만 할 수 없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면서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하기보다 하나하나씩 풀어나가려 한다. 시간은 충분히 있다”며 코칭스태프 개편부터 외국인 선수 계약 등 산더미 같은 현안을 서두르지 않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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