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4억' 이후 굳게 닫힌 지갑…국민타자는 거듭 ‘포수’를 외쳤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19 07: 17

뉴 베어스를 이끌 이승엽 신임 감독의 전력 보강 요청이 8년만의 외부 FA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2014년 11월 롯데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과 4년 총액 84억원에 FA 계약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2015시즌 지도자 데뷔를 앞둔 김태형 신임 감독에게 안긴 취임 선물이었다. 투자는 성공이었다. 장원준은 2015시즌 12승을 시작으로 2016시즌 15승, 2017시즌 14승을 차례로 달성하며 베어스 왕조 구축에 앞장섰다. 2016시즌 통합우승 당시 장원준이 포함된 두산 선발진은 이른바 ‘판타스틱4’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장원준을 끝으로 더 이상의 외부 FA 쇼핑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두산은 최근 8년 동안 FA 시장의 철저한 판매자였다. 여기에 내부 FA 단속마저 번번이 실패하며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 이용찬, 박건우 등 주축 선수들이 연례행사처럼 팀을 떠났다. 두산은 그럼에도 화수분야구를 앞세워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냈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 이승엽(46) 신임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태형 전 감독과 작별한 두산은 지난 14일 제11대 사령탑으로 이승엽 감독을 깜짝 선임했다. 3년 총액 18억원으로 감독 경험이 없는 신임 사령탑으로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두산 김태룡 단장, 전풍 사장, 이승엽 감독, 김재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17 /cej@osen.co.kr

두산은 김태형호 8년차였던 2022시즌 전력 유출의 한계를 실감하며 창단 첫 9위 및 최다패(82패) 수모를 겪었다. 매 년 순위표 상단을 차지하던 두산에게 변화의 시점이 찾아온 것이다. 두산은 이에 왕조의 수장이었던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승엽 감독을 사령탑으로 파격 선임하며 뉴 베어스를 외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임식에서 프런트를 향해 능력 있는 주전 포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새롭게 이끌어나갈 팀의 취약 포지션을 포수로 꼽으며 전력 보강을 요청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감독은 “구단에게 FA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린 건 없다”라면서도 “취약한 포지션이 포수라고는 말씀드렸다. 좋은 포수가 있으면 야수진과 투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두산 시절 양의지 / OSEN DB
올해 박세혁, 장승현, 안승한으로 안방을 꾸린 두산은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서 박세혁이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2019년 통합우승 이후 3년 동안 박세혁 체제의 한계를 어느 정도 실감했기에 새로운 왕조를 이끌 새로운 주전포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감독 또한 “박세혁이 현재 FA다. 그러나 혹시 박세혁이 떠난다면 포수 포지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거물급 포수 영입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어필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포수 FA 시장은 역대급 풍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과 NC의 우승을 이끈 국가대표 주전 포수 양의지(NC)를 비롯해 유강남(LG), 박동원(KIA), 이재원(SSG) 등 경험 많은 베테랑 안방마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당연히 최대어는 양의지다. 2015년과 2016년 두산, 2020년 NC의 우승을 이끈 자타공인 KBO리그 넘버원 포수다. 35살의 나이에도 타격, 수비 모두 정상급 기량을 유지 중이며,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 수 있어 뉴 베어스를 선언한 두산 입장에서 최적의 영입 옵션이 될 수 있다.
2014년 11월 이후 무려 8년 가까이 굳게 닫힌 두산의 외부 FA 지갑. 이승엽 감독의 전력 보강 요청이 장원준 이후 첫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감독은 이날 포수라는 단어를 거듭 외쳤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