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빠진 세계' 나나가 웹소설 속 악녀가 됐다.
20일 첫 방송된 EBS1 드라마 '네가 빠진 세계'에서는 좋아하던 웹소설 세계로 떨어진 유제비(나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4년차 아이돌인 유제비는 웹소설 '조용히 살고싶은 나에게 어느날 4대천왕이 다가왔다!'의 팬. 그 중에서도 남자주인공 제수오(김재원 분)에게 푹 빠져있었다.
그러던 중 유제비는 패션매거진 표지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고, 그 곳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그는 "다음 컨셉 촬영해야해서 옷갈아입고 나오겠다"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라이브 방송은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유제비는 신발끈이 묶이지 않아 헤맸고, 이를 본 스타일리스트는 "새 신발이라 괜찮다"며 유제비의 발을 자신의 무릎 위에 얹고 신발끈을 묶어줬다. 유제비는 "너무 죄송한데"라며 당황했지만, 스타일리스트는 "신발 신다가 파츠 떨어지면 그게 더 죄송할 일이다. 그거 비싼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목격한 다른 스태프들은 크게 오해를 했고, "유제비 인성 안좋다는 소문 진짜였나봐. 갑질 장난아니다", "어떻게 스타일리스트를 밟고 신발 갈아신을 생각을 하냐. 소름돋는다"라고 뒷담화를 했다. 이 대화는 꺼지지 않았던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대로 송출돼 비난을 샀다.
알고보니 유제비는 '국민 비호감 스타'였다. 그는 "4년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연소 합격자로 데뷔한 나는 한때 대체불가, 본투비 국민아이돌로 불렸지만 지금의 나는 모두가 선망하는 탑스타인 동시에 또 모두가 미워하는 국민 밉상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촬영을 마친 유제비는 차안에서 악플을 확인했다. 매니저는 "그냥 보지말지"라며 걱정했지만, 유제비는 "안보면 또 소통 안한다고 뭐라할거잖아요"라며 "사람들이 제가 눈도 하고 코도 하고 배꼽수술까지 했대요. 이건 칭찬 아니에요? 내 배꼽이 그렇게 예뻤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악플에 상처 입은 유제비는 절친 지영이 보낸 응원 메시지를 보고 힘을 얻었다. 그는 "오늘 오후 스케줄 없죠? 저 학교좀 데려다주세요"라고 요청했고, "오늘은 가지말지? 아까 일도 있고"라고 만류하던 매니저는 결국 "대신 잠깐만이다. 1, 2시간만 있다가 나와야돼?"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유제비에 대한 뒷담화를 하는 이들은 있었다. 유제비는 "학교가 무슨 놀이터냐.오고싶으면 오고 안오고싶으면 안오게?", "그러니 뇌까지 수술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오지", "팔로워 또 떨어졌어. 유제비가 우리 사진 올려주면 팔로워 엄청 늘텐데"라며 자신을 욕하는 친구들의 대화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럼에도 그는 화를 내는 대신 그들이 원했던것처럼 함께 셀카를 찍은 후 "소중한 친구들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를 본 친구들은 "영향력 장난아니다. 팔로워 천명 늘었다. 고마워!"라며 180도 변한 모습을 보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 유제비는 웹소설 '조용히 살고싶은 나에게 어느날 4대천왕이 다가왔다!'를 다시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다미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렇게 괴롭히냐. 그래. 다미도 다 이겨내고 결국 수오랑 해피엔딩 맞았는데 나도 다 이겨낼거야. 다 이겨내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남친도 사겨서 꼭 해피엔딩 맞을거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처음 아이돌이 됐을때 다짐했다. 나는 행복할때만 울거라고. 절대 슬퍼서는 안울거라고. 그니까 이건 주인공이 너무 잘생겨서 이 소설의 엔딩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래서 우는게 맞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던 중 웹소설의 다음 회가 등록됐다는 알림이 떴고, 유제비는 "이거 엔딩난거 아니었어?"라면서도 곧바로 외전을 읽었다. 하지만 외전의 엔딩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말도안돼! 서브남주가 여주를 데려가고.. 충격받은 남주가 신학교에 가? 우리 수호가 신부가 된다고? 이 작가 미친거 아니야?", "망했어 다 망했어 내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절규했다.
그 사이 유제비의 절친한 친구였던 지영은 유제비를 싫어했던 무리가 순식간에 커뮤니티상에서 '유제비 학교 절친'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확산되자 질투심에 빠사로잡혔다. 그는 "나 같은 학굔데, 제비 사실 얘네랑 안친함. 찐친은 따로 있음"이라고 댓글을 달았고, "인증 가능?", "조작"이라는 말에 '절친 인증'을 위해 유제비의 비공개 SNS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을 공유했다.
다음날 컴백 쇼케이스를 위해 공연장에서 대기하던 유제비는 자신을 둘러싼 성적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지영이 올렸던 유제비의 비공개 SNS 게시글에는 '시험공부중'이라며 교과서의 사진이 담겼는데, 사진 속 교과서가 시험범위와는 무관했음에도 성적은 우수했던 것에 누리꾼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
유제비는 "이건 그냥 사진찍을때 아무 페이지편거다. 저 스케줄 틈틈이 열심히 공부한거 아시잖아요"라고 말했지만, 매니저는 "우리야 알지. 그치만 사람들한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거 알잖아.."라며 "일단 쇼케이스는 하자. 소속사가 준 해명문이다. 혹시라도 기자들이 질문하면 이거 읽어. 잘못한거 없으니까 긴장하지 말고"라고 다독였다.
쇼케이스가 시작됨과 동시에 "성적 위조 주장에 대해 만마디 해달라", "연예인 특혜 맞냐", "학폭설도 있다. 해명해달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유제비는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려 했지만, 논란의 시초가 됐던 비공개 SNS 게시글을 유포한 것이 친한 친구였던 지영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며 자포자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친 기색을 드러낸 유제비는 "쏟아지는 가짜 논란 속에서 나만 떳떳하면 언제고 버틸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날 믿어주는 내편이 있다고 믿었기에. 하지만 이제는.. 도망치고 싶어.. 누가 나좀.."이라고 기도했고, 그때 유제비의 눈앞에 소설 속 남주인공인 제수오의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유제비는 발을 헛디뎌 넘어지려고 했고, 정신을 차리니 자신을 잡고 있는 제수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순식간에 쇼케이스 장소가 아닌 웹소설 속 학교로 이동한 것. 당황한 유제비는 "제수오..?"라고 말했고, 제수오는 싸늘한 표정으로 유제비를 다시 내동댕이 치더니 "비켜"라고 말했다. 유제비가 빙의한 것은 다름아닌, 소설 속에서 여주인공을 괴롭히던 '김악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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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