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홈런 MVP 만든 코치의 귀환…“그 때는 양의지가 5번이었다” [오!쎈 이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24 19: 30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을 MVP로 만든 타격코치가 돌아왔다. 올해 유독 빈타에 시달리며 좌절을 겪은 두산 타선이 그 때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두산은 이승엽호 출범과 함께 타격 파트를 맡을 지도자로 2018시즌 함께했던 일본인 고토 고지 코치를 선임했다. 고토 코치는 2018시즌 이후 두산을 떠나 일본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복귀해 올해까지 4시즌 동안 코치직을 수행했다. 올 시즌 종료 후 팀 성적 부진에 따른 코치진 개편으로 팀을 퇴단했고, 때마침 왕조 재건을 노린 두산이 영입 작업에 착수하며 5시즌만의 복귀가 성사됐다.
24일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고토 코치는 “사장님, 단장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굉장히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감격스러웠다”라고 웃으며 “2018년 주전이었던 허경민, 김재환, 김재호, 정수빈 등 주요 선수들이 눈에 밟혔는데 그들이 얼마나 성장했을지 기대가 된다. 이유찬, 전민재, 홍성호 등 당시 2군 선수들도 훈련을 지켜봤더니 성장을 많이 했더라. 즐겁게 훈련을 보고 있다”라고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가 24일 경기도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 2022 시즌을 마무리하는 캠프를 차리고 구슬땀을 흘렸다.두산 고토 코치(왼쪽)와 김인태가 웜업을 마치고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베어스 제자들과는 요미우리 코치 시절에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고토 코치는 “두산 선수들 연락이 굉장히 많이 왔다. 쉬는 날 본인 타격 영상을 메신저로 보내며 조언을 구했다. 영상만 보고 대답을 못해서 자연스럽게 KBO 홈페이지에 가서 경기를 찾아보기도 했다. 물론 규제 때문에 일본에서 모든 경기가 재생되진 않았다”라고 전했다.
한때 일본 요미우리의 홈런타자로 활약했던 이승엽 신임 감독과 함께하게 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고토 코치는 “일본에 있을 때 1군에서 경기하는 모습만 봤는데 여기 와서 보니 따뜻하고 온화하게 선수를 대한다. 그 때와 느낌이 다르다”라며 “감독님이 일본어를 잘하셔서 일본어로 소통한다. 통역이 우리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까봐 긴장이 된다”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두산 고토 코치(왼쪽)이 신성현의 수비 훈련을 주시하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아울러 “김한수 수석코치도 일본어를 잘하신다. 두산은 감독과 수석코치가 모두 슈퍼스타”라며 “전세계 돌아다니면서 여러 선수와 지도자를 만나봤지만 진정한 슈퍼스타는 따뜻하고 친근한 영향력을 가진 분들이다. 두 분 다 날 따뜻하게 맞이해주셨고, 소통도 굉장히 잘 된다”라고 흡족해했다.
2018시즌 고토 코치가 이끈 두산 타선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대(3할9리)를 기록했다. 여기에 안타(1601), 득점(944), 타점(898), 장타율(.486), 출루율(.376), OPS(.862) 1위, 홈런 4위(191)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을 독식했다.
당연히 양의지(3할5푼8리), 김재환(3할3푼4리), 최주환(3할3푼3리), 박건우(3할2푼6리), 허경민(3할2푼4리), 오재원(3할1푼3리), 김재호(3할1푼1리) 등 3할타자도 대거 배출했다. 그 중 김재환은 타율 3할3푼4리 44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고토 코치는 “당시 김재환의 좋은 활약 이유 중 하나는 5번에 양의지라는 좋은 타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8시즌에는 개인의 활약과 더불어 팀이 가족 같은 원팀이었다”라며 “지금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것이다. 찬스는 평등하게 주어질 것이고, 어린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2018년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그 때처럼 원팀이 돼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4년 만에 복귀했지만 명코치답게 새로운 선수들과도 빠르게 호흡을 맞춰나가고 있다. 고토 코치는 “서예일, 신성현 등이 질문을 많이 한다. 다른 선수들도 일본어로 인사하고 말을 걸어주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코치와 선수의 신뢰는 시간이 지날수록 돈독해질 것이다. 싫어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은 사람은 없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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