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FA 시장 선전포고...계열사 위기에도 야구단에 190억 유상증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27 16: 15

롯데 그룹이 야구단을 확실하게 밀어주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밟았다. FA 시장을 향한 선전포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롯데지주는 2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 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이번 증자는 주주균등배정 방식으로 롯데지주가 보통주 196만4839주를 주당 9670원에 취득한다. 이에 따라 롯데자이언츠는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며 ‘코로나19로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롯데지주는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구단의 미래 역량 확보 투자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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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야구단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롯데 그룹이 이제는 야구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을 공식화 한 이번 유상증자다.
사실 롯데 그룹 자체의 자금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경색된 부동산 시장,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컬의 자금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 롯데지주는 롯데건설에 최근 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또한 롯데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에게 단기자금 5000억 원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43.79%)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증자대금(875억8000만원)을 분담한다. 최근 들어 자금 부담이 늘어나며 유동성에 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재계 안팎의 분석도 있었다.
그런데 알짜 계열사가 위기에 놓였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도 야구단에 대한 관심은 놓치지 않았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였다. 이전과 달라진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고위층의 야구단에 대한 관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와 5년 총액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투자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190억 원이라는 그룹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올 겨울 FA시장에서 확실하게 큰 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롯데는 포수와 유격수 등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 더러 있다. FA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에 확실한 자금력의 우위를 앞세워 FA 시장을 뒤흔들겠다는 의지다. 다른 구단들이 FA 샐러리캡에 대한 부담을 안고 올 겨울을 임하고 있지만 롯데는 이미 샐러리캡 시행에 대비해 팀 연봉 총액을 제대로 줄였다. 2019년 101억8300만 원이었던 팀 연봉은 2022년에는 58억 9800만 원으로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투자 여력은 충분하고 의지까지 재확인했다.
과거의 큰손 롯데가 FA 시장으로 돌아왔다는 선전포고를 하면서 올 겨울 FA 시장은 다시 한 번 ‘쩐의 전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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