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을 예견했나, 왜 LG는 에이스를 3일 쉬고 4차전 선발로 결정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0.28 07: 20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일찌감치 결정한 사안이다. 4차전 선발은 켈리다.”
마치 벼랑 끝 상황까지 대비한 수였을까. LG는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투수로 켈리를 내세운다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한 LG는 2~3차전을 내리 패배했다. 1승 2패, 이제는 지면 탈락인 벼랑 끝에 몰렸다.

류지현 감독은 3차전에 앞서 4차전 선발 켈리를 발표했는데, 포스트시즌 무패 카드인 켈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게 됐다.
켈리는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리고 사흘을 쉬고 4차전 선발로 나선다.
키움 투수 애플러도 1차전에 이어 4차전 선발로 나온다. 그러나 애플러는 1차전에서 3이닝 47구를 던졌고, 켈리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켈리는 6이닝 동안 95구를 던졌다. 지금까지 한 번도 3일 휴식 후 등판을 하지 않았다. 승부수가 될 수 있고, 모험이 될 수도 있다.
류지현 감독은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4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어찌 됐든 4차전까지 간다고 했을 때, 5차전보다 4차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켈리가 1차전과 4차전을 준비하는 것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켈리는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팀을 위해서라면 사흘 휴식 등판도 가능하다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일리미네이션 경기에 몰리면 앞서 던졌던 선발 투수들이 불펜 대기로 총력전을 하기도 한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대기 시키는 것보다는 적은 이닝을 소화하더라도 선발로 기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우리 불펜진이 리그 최고 수준이기에 중간 이후로는 불펜을 믿고 내세우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켈리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01(31⅓이닝 7자책)을 기록 중이다. 켈리가 선발 등판한 5경기는 LG가 모두 승리했다. ‘필승 카드’다. 켈리가 4차전 승리를 가져온다면, 5차전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류 감독이 2차전에서 플럿코가 2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실점했지만 계속 밀어부친 것도 4차전 켈리, 5차전 플럿코의 선발 로테이션과도 관련 있었다.
류 감독은 2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플럿코의 교체 시기를 묻는 질문에 “다음 등판도 생각해서 투구수를 고려해야 했다. 4~5차전이라면 조기 강판을 고려했겠지만, 5차전까지 갈 수 있는 부분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한 달 만에 등판한 플럿코가 적절한 투구 수를 던지면서 자신의 감각을 되찾는 것도 생각했다. 그래야 5차전까지 갔을 경우에 2차전과는 다른 투구를 보여줄 준비가 된다.
류 감독은 “에이스가 나왔을 때 1~2회 믿지 못해서 바꿔야 된다는 생각을 들게 하면, 아마도 오늘 올라가는 선수들도 아 벤치가 굉장히 급하구나, 믿음이 떨어지는구나 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그래서 플럿코가 이닝을 마무리해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2회를 마무리를 못해서, 결과에 대해선 다른 말을 할 수 없지만, 첫 번째 생각이 선수를 못 믿고 쓴다는 것은 벤치에서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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