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구자욱, "쉬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0.28 20: 10

"쉬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은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1군 주축 선수들은 회복 훈련조에 포함되어 있으나 구자욱은 기술 훈련조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은 내달 2일부터 2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 마무리 캠프를 차린다. 저연차 선수 위주로 참가할 예정이지만 구자욱도 명단에 포함됐다. 1군 통산 962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3753타수 1174안타) 123홈런 600타점 722득점 115도루를 거둔 정상급 타자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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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먼저 찾아와서 마무리 캠프에 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저연차 선수 위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데 '열외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구자욱도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하겠다'고 하더라". 박진만 감독의 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최대 총액 120억 원의 조건에 장기 계약을 체결한 구자욱은 9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3리 120안타 5홈런 38타점 69득점 11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박진만 감독은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회복 훈련조에 포함되어 있는데 구자욱은 기술 훈련조에서 몸을 만들었다. 스스로 올 시즌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뭔가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 참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구자욱은 "쉬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예를 들어 시즌을 치르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거나 부상 부위가 있다면 쉬어야 할 이유가 있는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쉬면 그냥 시간만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훈련량이 많이 부족했다고 본다. 계속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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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지난해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리(543타수 166안타) 22홈런 88타점 107득점 27도루 OPS 0.88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장식했다. 데뷔 첫 20홈런-20도루 달성은 물론 득점 1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커리어 하이 시즌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구자욱은 지난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했으나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구자욱은 "야구가 어렵다기보다 안 풀릴 때도 있구나 싶었다. 더 욕심을 냈던 거 같다. 더 잘하고 싶었고 결과가 안 좋았는데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이슈가 선수단 전체를 덮쳤다. 구자욱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에) 걸리고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다. 다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기에 지난 일을 잊고 더 큰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구자욱의 말이다. 
일정한 타격 자세를 만드는 건 오프 시즌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구자욱은 "변화되지 않는 제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안 맞으면 타격 자세를 바꾸고 그랬는데 일정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나와서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은 내부 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를 꾀한다. 컨디션과 실력이 좋은 선수가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자욱도 박진만 감독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팀이 더 강해진다고 본다. 저도 처음 여기(1군) 왔을 때 주전 선수가 되고 싶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처음 1군 무대를 밟았을 때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항상 욕심 있게 야구하는 것 같다". 
삼성은 허삼영 감독이 물러나기 전 38승 54패 2무(승률 4할1푼3리)에 그쳤으나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이후 28승 22패(승률 5할6푼)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쉽게도 5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 구자욱은 "우리 팀은 강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지난해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잘 준비하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2년 전 조용히 야구장을 찾아 남의 가을 잔치를 지켜봤던 구자욱은 "TV로 보는데 (마음이) 굉장히 춥더라. 유독 춥게 느껴지는 가을이다. 작년에는 엄청 더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조금 더 마음속에 욕망이라고 해야 하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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