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 피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29·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이런 날도 있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최초로 한 경기 홈런 5개를 얻어맞는 불명예를 썼다.
맥컬러스 주니어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3차전에 선발등판, 필라델피아 필리스 상대로 4⅓이닝 6피안타(5피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 난타를 당했다. 휴스턴이 0-7로 지면서 맥컬러스 주니어는 WS에서 개인 첫 패전을 안았다. 휴스턴도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필라델피아에 리드를 내줬다.
1회 시작부터 브라이스 하퍼에게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준 맥컬러스 주니어는 2회 알렉 봄과 브랜든 마쉬에게 솔로포를 맞아 추가 2실점했다. 3~4회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5회 카일 슈와버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리스 호스킨스에게도 솔로포를 맞고 백투백 홈런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투구수 78개에 교체됐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한 투수가 홈런 5개를 맞은 건 맥컬러스 주니어가 역대 최초. 믿음의 야구를 펼치는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이 맥컬러스 주니어를 최대한 믿고 5회까지 맡기려다 참사가 일어났다. 베이커 감독은 지난달 29일 WS 1차전에서도 선발 저스틴 벌랜더가 4~5회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교체하지 않고 5회까지 맡겼다. 결국 5-0으로 앞서던 경기를 5-5로 따라잡힌 뒤 연장 10회 J.T. 리얼무토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5-6으로 졌다.
맥컬러스 주니어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2015년 디비전시리즈를 시작으로 이날 전까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8경기(11선발)에서 2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했다. 특히 2017년 LA 다저스와의 WS 3차전 선발승(5⅓이닝 3실점)에 이어 7차전 2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휴스턴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필라델피아 타자들에게 완전히 뭇매를 맞았다. 하퍼와 봄에게 초구 홈런을 맞은 맥컬러스 주니어는 슬라이더 2개, 싱커·커브·체인지업이 1개씩 홈런으로 이어졌다. 변화구로 맞은 홈런이 4개로 많았다. 현지에선 맥컬러스 주니어의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던질 때 투구폼 차이를 필라델피아 타자들이 간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퍼가 경기 내내 덕아웃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팁을 알리는 모습도 보였다.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우리는 1년 내내 그렇게 해왔다. 타석에 섰을 때 공이 어떻게 보이는지 선수들끼리 항상 소통한다”고 말했다. 맥컬러스 주니어는 투구 습관 노출에 대해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변명의 여지 없이 내가 못 던진 것이다. 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맥컬러스 주니어 전까지 WS에서 한 투수의 개인 최다 피홈런은 4개로 총 3번 있었다. 지난 1932년 3차전 시카고 컵스 찰리 루트, 1939년 3차전 신시내티 레즈 주니어 톰슨, 1967년 6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딕 휴스가 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