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글러브(GG) 수상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빅리그 2년차를 맞아 그에 못지않은 수확을 얻었다. 샌디에이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김하성을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로 인정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댄스비 스완슨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김하성은 첫해에 이어 올해도 수비력 하나만큼은 인정을 받으며 스완슨, 미겔 로하스(마이애미)와 함께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다. 골드글러브는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김하성은 올해 유격수로 1092이닝을 소화하며 실책 8개를 기록하는 안정적인 수비를 뽐냈다.
2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하성은 취재진과 만나 골드글러브 후보 선정을 올 시즌 최대 수확으로 꼽았다. 그는 “타격 쪽에서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그러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2년차를 맞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비력을 뽐내며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기존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으로 이탈했지만 그의 공백을 메우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김하성은 “작년에 아쉬운 부분이 많아 올해는 시즌에 앞서 수비에 많은 투자를 했다”라며 “큰 틀에서 바뀐 건 없었는데 약간의 수정을 거쳤더니 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다. 이제는 수비가 편해졌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터득한 남다른 수비 노하우도 들을 수 있었다. 빅리그 수비의 핵심은 타구 속도가 아닌 주자 속도였다. 김하성은 “물론 타구 속도도 빠르지만 타자들의 스피드가 빨라 조금 더듬었을 때 살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아웃 처리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아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다 적응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의 귀국 인터뷰는 골드글러브 수상자 발표에 앞서 진행됐다. 당시 수상 여부를 몰랐던 그는 “후보에 오른 야수들이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다. 실제로 같이 경기를 해봤는데 수비에서 많은 강점이 보였다. 수상은 힘들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대신 샌디에이고 동료들은 모두 김하성의 수상을 점쳤다. 그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샌디에이고 선수들과 코치님들은 다 내가 받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도약해 챔피언십시리즈 무대를 밟고, 골드글러브 후보까지 오른 김하성. 그는 “올해 내게 좋은 기회가 왔고 그런 가운데 최선을 다했는데 나름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경험이 앞으로 야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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