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엿새가 지난 가운데, 대한민국은 아직도 슬픔에 잠겨있다. 국가애도기간에 따라 드라마, 예능이 결방되며 TV에서는 웃음이 사라졌고, 연예인들도 지인을 잃은 슬픔을 전하며 분위기는 더 적막해졌다. 국가애도기간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가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해 국가애도기간이 오는 5일 자정까지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며 애도의 뜻을 전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SNS를 통해서 “Pray for Itaewon”이라는 문구로 자신의 뜻을 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및 예능 결방 등으로 애도의 뜻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채널에서는 조금씩 프로그램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채널에서는 주요 프로그램의 결방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광고 시간대에는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국가애도기간을 지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는 오늘(3일)로 6일째를 맞았다. 여전히 방송가는 결방이 이어지고 있다. SBS ‘찐친 이상 출발, 딱 한 번 간다면’, MBN ‘원하는대로’, Mnet ‘엠카운트다운’, MBC ‘실화탐사대’가 결방된다. MBC 드라마 ‘일당백집사’는 “드라마 소재 및 전개의 특성상 지난 주말의 유가족 분들과 이를 직간접적으로 접한 시청자, 국민들 누군가에게는 아픔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일부 내용을 다시 가다듬어 방송을 준비하고자 부득이하게 1주간의 결방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가 결방은 국가애도기간인 5일 자정을 넘어 당분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오는 4일에는 MBC ‘나 혼자 산다’, KBS2 ‘뮤직뱅크’ 등이 이어진다. 오는 5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 KBS2 ‘불후의 명곡’, tvN ‘놀라운 토요일’이 결방하며, 오는 6일에는 SBS ‘인기가요’ 등이 결방을 결정했다.
SNS에서도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들도 지인을 잃은 슬픔을 전하며 먹먹함을 더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배우 故이지한과 함께 호흡한 임수향을 비롯해 지인을 잃은 홍석천, 옥주현 등이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있어서는 안 될 비극적인 참사에 대한민국은 슬픔에 잠겨있다. 유가족은 물론, 현장으로 출동했던 경찰과 소방대원, 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한 일반 시민들까지 국민적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트라우마라고 표현하는 PTSD는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 중 일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특정 사건으로부터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된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향후 집중력 저하,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은 물론 공황발작, 환청, 약물 남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시기가 연예계 11월 괴담이 도사리는 11월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1월 괴담이란 연예계, 방송가에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생긴 징크스로, 일반적인 사건·사고는 물론 사망, 결별, 범죄 연루 등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압사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가 11월 괴담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성명서’를 내면서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정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상담 전화가 급증하자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음안심버스’를 전국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6시 기준 총 156명의 사망자와 중상자 33명을 포함해 총 15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 자정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서울광장 등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