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삼각 트레이드→그 후 4년→승자는 키움과 18억 포수…20홈런 거포, 이대로 사라지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1.04 10: 05

 2018년 12월초였다. KBO리그에서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가 실시됐다. 당시 삼성, SK(현 SSG), 넥센(현 키움)은 선수 1명씩을 주고 받는 삼각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삼성은 포수 이지영을 넥센으로 보냈고, SK의 우타 거포 김동엽을 데려왔다. SK는 김동엽을 보내고, 넥센의 좌타 교타자 고종욱을 영입했다. 넥센은 고종욱을 보내고 이지영을 데려왔다.
1대1 트레이드로는 채우기 힘든 세 팀의 원하는 바를 서로 보완했다. SK는 컨택 능력을 지닌 발 빠른 교타자를 영입해 테이블 세터로 활용하려 했다. 고종욱은 2015~2017시즌 3할 타자였고, 2018시즌에는 타율 2할7푼9리(330타수 92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은 우타 거포를 영입해 외야 펜스 거리가 짧은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장타력을 기대했다. 김동엽은 2017시즌 타율 2할7푼7리 22홈런, 2018시즌 타율 2할5푼2리 27홈런을 기록했다. 정교함은 떨어져도 한 방 능력이 있었다.
넥센은 당시 주전 포수 박동원(현 KIA)이 징계로 전력 외 상태여서 포수 뎁스가 약했고, 삼성은 2018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한 강민호가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포수 자원에 여유가 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이지영 뿐이다. KBO 최초 삼각 트레이드의 승자는 키움과 이지영이라 할 수 있다.
이지영은 2019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고, 키움과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옵션 최대 6억원)에 계약했다. 대박은 아니지만 2008년 육성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후 12년 만에 FA 꿈을 이뤘다. 이지영은 올 시즌까지 매년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키움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이지영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키움이 치른 11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1경기 9회에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7타수 4안타(타율 .571)을 비롯해 포스트시즌에서 42타수 16안타(타율 .381)로 타격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이지영이 있었기에 키움은 올 시즌 초반 KIA로부터 내야수 김태진, 현금 10억원,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으며 포수 박동원을 트레이드 할 수 있었다. 시즌 후 FA로 떠나 보낼 경우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 2라운드 신인 지명권으로 고교 톱 포수 김동헌(충암고)을 영입했다.
고종욱은 SK 이적 첫 해 타율 3할2푼3리(492타수) 159안타 31도루 출루율 .347, OPS .768을 기록하며 테이블세터로 활약했다. 트레이드로 기대한 부분을 충족시켰다.
그러나 이후 출장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2020년 타율 2할8푼3리(272타수 77안타), 2021년 타율 2할6푼7리(180타수 48안타)를 기록한 뒤 방출됐다.
지난 겨울 고종욱은 KIA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고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백업 역할인 그는 올해 부상도 있었고, 62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106타수 30안타)를 기록했다. 후반기 타율 2할9푼9리로 팀에 힘을 보탰다.   
안타까운 선수는 김동엽이다. 이적 첫 해 2019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타격 부진이 이어지며 60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 2할1푼5리 6홈런 25타점의 성적표는 실망이었다.
절치부심한 김동엽은 2020시즌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2리(413타수 129안타) 20홈런 74타점 OPS .868을 기록했다. 삼성이 기대했던 거포의 장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꾸준하게 이어가지 못했다. 2021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하며 출발이 순조롭지 못했고, 8월말까지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약한 어깨와 수비 능력이 떨어지는 김동엽이 타격마저 부진하면 팀내 설 자리는 없다. 2021년 69경기에서 타율 2할3푼8리 4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도 여전히 타격에서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30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95타수 21안타) 2홈런 4타점에 그쳤다. 박진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삼성은 주전과 신예들의 무한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동엽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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