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감독=독이 든 성배, 경질&재계약 실패 잔혹사는 23년째 계속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1.04 14: 00

또 한 명의 감독이 떠났다. 결국 재계약 소식은 없었다. 
LG는 4일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임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11월 2년 계약으로 LG 사령탑에 오른 류지현 감독은 정규 시즌에서 3위와 2위를 기록했다. 첫 해 2021시즌 72승14무58패(승률 .554)로 3위, 올해는 87승2무55패(승률 .613)로 2위에 올랐다. 더불어 LG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서 약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 1승2패로 탈락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1승 3패로 패배했다.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LG 구단 최고위층은 심사숙고 끝에 포스트시즌 실패에 더 무게를 두고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일주일 만에 결정. 
이로써 LG 감독 잔혹사는 계속 이어졌다. 2000년 이후로 재계약에 성공한 LG 감독은 한 명도 없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KBO리그에 참가한 LG는 초대 백인천 감독을 시작으로 류지현 감독이 13대 감독이었다. 2대 감독인 이광환 감독과 3대 감독인 천보성 감독이 재계약에 성공했을 뿐이다. 하지만 재계약 이후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공교롭게 두 감독은 재계약 첫 시즌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1994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광환 감독은 시즌이 끝나고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1996시즌 도중 순위가 7위로 추락하자 재계약 첫 시즌에 곧바로 경질됐다. 1996년 11월 LG 사령탑에 오른 천보성 감독은 1997년과 199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시즌 후 2년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천보성 감독도 재계약 첫 시즌인 1999시즌 6위로 부진하자 시즌 후 경질됐다.
2000년 이광은 감독(1999년 12월~2001년 5월)을 시작으로 김성근 감독(2001년 5월~2002년 11월), 이광환 감독(2002년 12월~2003년 10월), 이순철 감독(2003년 10월~2006년 6월), 김재박 감독(2006년 10월~2009년 9월), 박종훈 감독(2009년 10월~2011년 10월), 김기태 감독(2011년 10월~2014년 4월), 양상문 감독(2014년 5월~2017년 10월), 류중일 감독(2017년 10월~2020년 11월)에 이어 류지현 감독(2020년 11월~2022년 11월)도 재계약을 받지 못했다.
13명의 감독들 중에서 절반이 넘는 7명의 감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다. 계약 기간을 채운 감독이 6명이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0년과 1994년. 28년이 지났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이후로는 20년째 무산됐다. 승률 6할대 성적을 거둔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과 결별한 LG는 우승 숙원을 풀 수 있는 '우승 청부사' 감독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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