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함께 해주세요"...양의지 바라기, 아직 묻고 싶은 게 너무 많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1.05 11: 20

"계속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NC 다이노스의 올겨울 최대 화두는 내부 FA 자원들의 잔류 여부다. 특히 현재 NC 주전 포수이자 중심타자, 그리고 리더인 양의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NC는 양의지 외에도 노진혁,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이재학, 원종현 등이 FA로 시장에 나오기에 선택과 집중으로 협상 전략을 취할 전망. 하지만 양의지는 필수적으로 잔류를 시켜야 하는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만큼 현재 NC 전력에서 양의지는 대체 불가 자원이다.
올해 양의지의 첫 번째 백업 포수는 박대온(27)이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지명된, 기대주 포수였다. 올해 59경기 타율 1할8푼1리(127타수 23안타) 1홈런 10타점 OPS .428의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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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자리에서는 주전 양의지가 96경기(89선발) 736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박대온이 뒷받침하는 모양새였다. 58경기(37선발) 338⅓이닝을 소화했다. 도루저지율은 25.9%(20성공, 7저지). 데뷔 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시즌이었다.
그러나 양의지의 아우라와 빈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양의지의 거취와 관련한 기사에는 언제나 박대온의 이름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박대온은 양의지 이탈시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박대온은 이에 "항상 양의지 선배님 기사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더라. 그런 게 사실이다. 그거에 대한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다."라면서 "어쨌든 의지 선배님과 비교가 된다. 의지 선배님이 쉴 때 공백 없이 경기가 잘 진행이 됐어야 했는데 그 격차가 컸다. 그래서 올 시즌이 더더욱 아쉽다. 이제 내 가치를 올려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역설적으로 양의지가 더더욱 잔류해야 한다. 양의지가 없으면 출장 기회가 많아질 수 있지만 박대온은 아직 양의지의 모든 것을 복사해내지 못했다. 물어볼 것도 많다. 양의지 바라기다. 
둥글둥글한, 친화력 좋은 성격의 박대온은 양의지라는 대선배에게 거리낌 없이 연락하고 문자도 한다. 그는 "선배님께 연락을 자주 드린다. 덕아웃에서도 야구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방망이나 볼 배합 등을 얘기해주셨다"라면서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손에 꼽을 레전드 포수와, 어떻게 보면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팀에서 함께한다는 것은 제 인생에서도 크나큰 영광이다. 계속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면서 양의지의 잔류를 강력하게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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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온이 본 양의지는 어떤 선수일까. 그는 "정말 어려운 건데 본인이 생각한 플레이는 야구장에 나가서 다 하는 것 같다. 지금 잘하고 계셔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와서 양의지만의 색깔이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양의지의 모든 것을 닮고 싶다. 그는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르듯, 자신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내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뒤 "그 외에 모든 부분은 정말 다 따라가려고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우고 하는 것은 내가 하고자 한다면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식단이나 여러 가지를 다 물어보는 것 같고 더 물어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올해에도 적지 않은 교류를 한 박대온과 양의지다. 박대온은 "볼 배합에 대해서 내 생각을 말하고 선배님 생각은 어땠는지 항상 물어본다. 타격에서는 어떻게 하면 잘 치는지를 물어보는 것보다는 어떤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가는지를 물어본다"라고 설명했다. 
양의지를 보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더욱 깨닫게 된다. 그는 "저는 항상 제가 생각했던 야구를 다 못했다. 하지만 양의지 선배님은 누가 뭐라고 하든지 개의치 않아 하는 성격인 것 같아서 부럽다. 그래서 저도 의지 선배님처럼 성격을 많이 바꿔보려고 한다"라고 강조하며 대선배의 닮은꼴이 되기를 자처했다.
올해 본인 유니폼을 구매한 팬에게 손 편지와 배팅 장갑 선물을 하면서 7월 팬퍼스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박대온이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와 사랑을 많이 받았다. "올해 야구를 하면서 많은 팬분의 사랑을 받았는데 보답을 해드리지 못해서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보완점은 분명하고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그는 "어느덧 내 나이도 서른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기회를 잡고 보여줘야 할 나이다. 그동안 나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누구나 다 하는 수준이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고 도전하고 노력해야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동안 기술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지,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솔직히 몰랐다.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실하게 느겼다. 몇 경기 나가지도 않은 선수인데 체력이 안 되니까 스윙도 안 됐다. 반면 의지 선배님은 연장에서 치는 게 체력적으로 더 편하다고 하시더라. 힘이 있어야 하고 그다음이 기술이었다"라고 답했다. 생각을 바꾼 결정적 계기 역시 양의지의 지치지 않는 모습 때문이었다. 
박대온은 "올해는 입에 단내 나도록 한 번 미친듯이 웨이트를 해보고 싶다"라고 굳게 결심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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