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하기에는 너무 큰 존재감...다저스, '터너 타임' 딜레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1.05 18: 10

저스틴 터너(38)는 사실상 전력 외 취급을 받고 방출 통보를 받았던 뉴욕 메츠를 떠났다. 그런데 고향팀인 LA 다저스에서 커리어가 180도 바뀌었다. 마이너리그 계약부터 시작해 2010년대 중반부터 약 10여 년 동안 이어진 다저스의 황금기를 함께하고 상징하는 선수가 됐다.  
200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데뷔한 터너는 2013년 뉴욕 메츠에서 논텐더로 방출됐다. 이후 ‘재야의 타격 고수’였던 덕 래타 코치를 만나서 레그킥을 장착한 뒤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그저 그런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였지만 타격까지 만개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수가 됐다. 
2014년 다저스와 계약한 뒤 109경기 타율 3할4푼(288타수 98안타) 7홈런 43타점 OPS .897의 성적을 남기며 성공을 예고했고 이후 타선과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스타 군단 다저스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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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유제품, 설탕, 알콜, 탄수화물 등을 끊는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한 뒤 부상까지 줄였고 151경기 타율 2할7푼8리(533타수 148안타) 27홈런 87타점 OPS .832의 성적을 남기며 30대 후반에도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올해는 128경기 타율 2할7푼8리(468타수) 13홈런 81타점 OPS .788로 주춤했다. 전반기 부진으로 에이징커브의 직격탄을 맞은 듯 했지만 후반기 반등으로 성적을 만회했다.
다저스에서 통산 9시즌 1075경기 타율 2할9푼6리(3681타수 1088안타) 156홈런 574타점 OPS .865의 성적.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은 33.9로 다저스 역대 10위에 해당한다. 기념비적인 기록은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능력을 과시한 ‘터너 타임’은 다저스 성공의 상징이었다.
터너는 2016년이 끝나고 첫 FA 자격을 얻어서 4년 64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고 2020년 시즌이 끝나고 2+1년 보장 총액 34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2년 계약이 끝났고 내년은 팀 옵션으로 1600만 달러가 책정되어 있다. 구단이 선택권을 쥐고 있다. 계약 연장 대신 2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지불하면 터너는 FA로 풀린다. 
다저스와 터너의 9년 동행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아직 다저스는 터너의 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5일 내에 옵션 행사 여부를 밝혀야 한다. 하지만 트레이 터너의 잔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영입 등 돈을 써야 할 것이 많다. 터너의 연장 옵션이라도 줄여야 할 판이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5일(이하 한국시간), ‘터너의 전반기 타격 성적은 10년 만에 최악이었다. 올 겨울 다저스의 재정적인 결정 기준이 높아지면서 다저스와 첫 마이너리그 계약 이후 3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곧 38세의 터너는 시장에서 평범한 선수 수준의 금액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키스 로가 매긴 FA 랭킹에서 38위에 올랐다. 이 랭킹에서 터너는 ‘분명 수비와 주루에서 발놀림이 느려졌다. 공격보다는 향후 3루 수비력에서 더 큰 우려가 생긴다. 1년 1000만~1200만 달러 계약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매체는 올해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95마일 이상의 공에 대응이 느려졌다. 매체에 의하면 95마일 이상의 투구에 터너의 타율은 1할9푼2리, 장타율 .231에 그쳤다. 지난해 2할3푼9리, 장타율 .43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하락한 수치였다. 나이의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터너의 포지션에 대체자원과 유망주가 있다는 것도 다저스와 터너의 동행이 끝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다저스는 이미 올해 중반 먼시와 1350만 달러 계약을 맺는 선택을 했고 2024년 추가 옵션까지 있다. 올 여름 데뷔한 팀 내 상위 유망주 미겔 바르가스는 포지션 정착이 힘들었지만 트리플A에서 주로 3루수로 뛰었다. 바르가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라면서 ‘다저스는 말 없이 터너를 지명타자 역할로 제한했다. 그리고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터너가 백업 1루수로 역할을 할 정도로 자주 빠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터너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그러나 매체는 터너가 다저스에서 했던 역할을 강조하면서 ‘다저스가 터너에게 바이아웃을 지불한 뒤 터너와 더 적은 금액으로 계약을 시도하는 것도 가정할 수 있다. 터너는 올해 111승을 거둔 선수단에 일부 이탈한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유연성을 제공했다’라며 ‘또한 클럽하우스에서 터너의 목소리는 모두의 지지를 받았다. 무키 베츠, 프리먼 등 최고의 정규시즌을 보낸 선수들과 타격 철학을 공유했다. 터너는 다저스의 10년 간의 성공을 의인화 한 선수이자 이를 이어가는 유산이다’라며 터너와의 재계약 가능성도 열어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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