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갈증’ LG, 감독 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KS 보며 느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1.06 08: 20

 LG 트윈스는 중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최근 2년간 최고 승률을 기록한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LG는 차기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1994년 이후 28년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LG는 우승이 절실하다.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다 줄 사령탑을 찾고 있다. 곧 발표가 나올 전망이다.
그런데 감독 만큼 중요한 숙제가 있다. 내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외국인 타자를 정말 잘 뽑아야 한다. 3년째 외국인 타자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우승 청부사’를 영입하고도 허사가 될 수 있다.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를 보자. 키움에는 푸이그, SSG에는 라가레스가 외국인 타자로 뛰고 있다. 푸이그는 달리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 100만 달러로 영입할 수 있는 최고의 스펙을 지닌 선수다. 라가레스 또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출장 경험이 있는 타자다.
푸이그는 LG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운명을 가른 4차전 1-1 동점에서 LG 에이스 켈리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라가레스는 지난 4일 열린 3차전에서 0-1로 뒤진 8회 2사 2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영웅이 됐다. 앞서 두 타석에서 삼진-투수 땅볼로 무력하게 물러났으나 장타 한 방으로 경기 승패를 결정지었다. 라가레스는 경기 후 “파울을 계속 치다보니 실투로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보였다. 내 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 외국인 타자의 한 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장면이다. 벤치에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효과다. 4타석에서 3번 삼진을 당해도 1번 결정적인 장타를 치면 충분하다.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 시즌과 달리 단기전에는 큰 점수 차로 승패가 기울어지지 않는 이상 선발과 필승조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나선다. 외인 타자들에겐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파워가 있다.
그런데 LG는 지난해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타자가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해 로베르토 라모스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후반기 저스틴 보어를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보어는 100타석까지 겨우 타율 1할7푼으로 기량 미달이었다. 결국 2군으로 내려보내며 포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올해도 외인 타자 실패는 반복됐다. 리오 루이즈는 27경기에서 타율 1할5푼5리(84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후반기를 앞두고 대체 선수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트리플A에서 OPS 1이 넘는 장타력을 과시한 가르시아는 LG 유니폼을 입고서는 타율 2할6리(136타수 28안타) 4홈런 19타점 OPS .661에 그쳤다. 시즌 종반 9월 이후에는 겨우 6푼3리였다. 결국 가르시아도 올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준비 기간, 지금은 전 감독이 된 류지현 감독에게 질문을 했다.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하는데 아쉬움이나 부담은 없는지.
보통 감독이라면 아쉬움을 드러낼 법하다. 2년 연속 외인 타자 실패는 프런트 책임이다. 그러나 류지현 전 감독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그러고보니 지난해도 외국인 타자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올해는 지난해와 조금 다른 분위기다. 같은 포지션의 국내 선수들을 고려했다. 선수단 분위기를 고려해 가르시아의 거취를 일찍 결론내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웨이버 공시) 결정 이후 국내 선수들이 열정을 더 보이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안 좋은 점보다는 좋은 점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장타력을 지닌 외인 타자의 몫을 국내 백업 타자가 하기는 쉽지 않다. LG가 올 시즌 공격력에서 리그 톱 수준이었지만, 단기전은 정규 시즌과 다르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팀 타율 2할5푼4리 1홈런에 그쳤다.
LG는 최근 2년을 우승 적기로 판단했고, 2년 연속 단기전에서 업셋을 당한 류지현 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수준급의 외인 타자를 보유했더라면 단기전 양상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정규 시즌 우승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실패,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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