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에이스, 왜 70구에 바꿨나…곧바로 홈런 맞고 붕괴, 필라델피아 '악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1.06 13: 16

잘 던지던 선발투수를 70구 만에 교체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승부수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필라델피아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1-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휴스턴에 무릎 꿇으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6회초 카일 슈와버의 솔로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필라델피아. 곧 이어진 6회말 위기가 왔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던 선발투수 잭 휠러가 마틴 말도나도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제레미 페냐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사진] 잭 휠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휠러의 투구수는 70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과감하게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이날 휠러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7.9마일(157.6Km)로 시즌 평균보다 2마일(3.2km) 더 빠를 정도로 힘이 넘쳤다. 하지만 톰슨 감독은 좌타자 요단 알바레스 타석에 좌투수 호세 알바라도를 붙였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휴스턴의 추격 흐름을 꺾으려 했지만 결과는 대참사. 
알바레스는 알바라도의 4구째 낮게 들어온 98.9마일 싱커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케 하는 큰 타구. 단숨에 스코어를 3-1 뒤집는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책임 주자가 모두 홈에 들어오면서 휠러는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8로 호투했지만 1승3패로 운이 없었다. 
3타자 의무 상대 규정에 따라 알바라도는 홈런을 맞은 후에도 마운드를 내려갈 수 없었다.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볼넷을 허용한 알바라도는 폭투까지 범했다. 카일 터커를 삼진 처리했지만 2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세란토니 도밍게즈에게 넘겼다. 도밍게즈가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추가 실점했다. 4-1로 휴스턴이 달아났고, 이날 경기 최종 스코어가 됐다. 
[사진] 호세 알바라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톰슨 감독은 “휠러의 구위가 여전히 좋았지만 알바레스 상대로는 알바라도가 좋을 것 같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번 WS에서 알바라도는 알바레스 상대로 몸에 맞는 볼 1개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두 타석은 모두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상황이었다. 데이터상으로 충분히 이유 있는 교체였지만 결과적으로 너무 아쉽게 됐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2개 팀 중 가장 늦게 확정된 ‘막차 팀’이었다. 6월초 조 지라디 감독을 경질하며 가장 먼저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며 뒷심을 발휘한 끝에 어렵게 가을야구에 왔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승), 애틀랜타 브레이브스(3승1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4승1패)를 연달아 업셋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롭 톰슨(왼쪽) 감독이 잭 휠러를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부터 확대된 포스트시즌 제도 변경의 수혜를 누리며 최초의 6번 시드 우승을 꿈꿨지만 휴스턴의 벽에 막혔다. 마지막이 된 이날 6차전에서 투수 교체 실패로 역전패하면서 아쉬움이 두 배로 커졌다. 가을야구 내내 과감한 투수 교체로 재미를 본 톰슨 감독이었지만 마지막은 아쉬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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