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어요”…염갈량 LG행에 술렁인 두산, 라이벌 구단도 예상 못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07 08: 08

“방금 듣고 깜짝 놀랐네요.”
두산 마무리캠프가 한창인 지난 6일 이천 베어스파크. 오전 훈련 도중 야외 구장에 있던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하나 같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50분 경 '잠실 라이벌' LG의 신임 사령탑 선임 소식을 접한 것이다.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LG는 이날 제14대 감독으로 염경엽 KBSN스포츠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조건은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좌)과 LG 염경엽 감독 / OSEN DB

이로써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 모두 2023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사령탑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두산 또한 왕조를 이끈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지난달 중순 이승엽 KBO 홍보대사에게 감독 지휘봉을 맡겼다. 이에 따라 그 누구보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이승엽 감독과 지도자, 프런트 경험이 풍부한 염경엽 감독의 지략 대결이 잠실 라이벌전을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시절 커리어는 사실상 비교 불가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이 감독은 자타공인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를 비롯해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다양한 홈런 관련 기록을 갖고 있다. 이 감독은 2017시즌 KBO리그 첫 은퇴투어를 통해 커리어를 마감했다.
반면 염 감독은 1991년 2차 지명 1순위로 태평양에서 데뷔해 현대를 거쳐 2000년까지 백업 내야수로 뛰었다. 프로 통산 성적은 896경기 타율 1할9푼5리 5홈런 110타점 83도루다.
그러나 제2의 커리어는 염 감독이 훨씬 압도적이다. 은퇴 후 현대 프런트를 시작으로 2007년 현대 코치, 2008년 LG에서 코치 및 프런트 생활을 했고, 2012년 넥센에서 코치 및 감독을 맡아 감독 재임기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이후 2017년 SK 단장을 맡아 이듬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력도 있다. 2019년 SK 감독이었던 염 감독은 LG 감독 선임 전까지 KBSN스포츠 해설위원과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기술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은퇴투어 당시 삼성 이승엽(좌)과 SK 염경엽 단장 / OSEN DB
이 감독 또한 은퇴 후 KBO 홍보대사, SBS스포츠 해설위원,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맡으며 꾸준히 현장 감각을 유지했다. 다만 프로 지도자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이날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염 감독 선임 소식을 처음 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방금 듣고 깜짝 놀랐다”라며 “잘 되신 것 같다. 축하드린다. 염 감독님은 야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신 분이다”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감독은 염 감독과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술위원회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염 감독은 기술위원장, 이 감독은 기술위원이었다.
야구계 선배이자 경험이 풍부한 염 감독을 라이벌로 맞게 된 이 감독은 “우리는 밑에서 도전하는 팀이다. 염 감독님이 오셨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과거 넥센, SK 시절 염 감독 밑에서 코치직을 맡았던 두산 정수성 코치도 라이벌팀 신임 감독의 밝은 앞날을 기원했다. 정 코치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을 상대로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다. 그러나 경기에 막상 들어가면 그런 생각을 못할 것 같다”라며 “염 감독님은 공과 사가 확실하신 분이다. 앞으로도 계속 잘되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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