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왕국'에 예비역 포수까지 가세, "도루 저지하고 삼진 유도할 때 짜릿함 최고"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1.07 19: 00

“포수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향후 10년간 포수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는 10개 구단 가운데 포수 자원이 가장 풍부하다. 국가대표 출신 강민호를 중심으로 김태군과 김재성이 지키는 안방은 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이들뿐만 아니다. 4년 차 예비역 포수 이병헌도 퓨처스리그에서 주전 마스크를 쓰며 한 단계 성장했다.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이후 1군의 부름을 받아 3경기에 출장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지난달 7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 첫 선발 마스크를 쓰며 524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서 오른 김윤수의 4⅓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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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은 이병헌을 두고 “퓨처스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장했고 수비 측면에서 경험을 많이 쌓으며 좋아졌다. 평소 연구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평소에 책도 많이 읽는 편”이라고 말했다. 
데뷔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얻은 날 상대 타자의 배트에 미트를 낀 손을 맞아 왼손 검지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경산 볼파크에서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다. 
이병헌에게 손가락 상태를 묻자 “거의 다 나았다. 많이 좋아졌는데 병원 검진을 통해 별 문제가 없다면 기술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당시 부러진 지 몰랐다. 경기 중 부상을 당했지만 심리적으로 부담 같은 건 없다. 처음 공잡을 때 약간 불편할 뿐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대답햇다. 
데뷔 첫 1군 무대를 경험하는 등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낸 그는 “뿌듯했다. 제가 어릴 적부터 꿈꾸던 무대에서 뛰어보고 일원이 될 수 있어 영광이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포수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가 누구일까. 이병헌은 “특정 선수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랐다. 퓨처스와 달리 유인구에도 잘 속지 않았고 헛스윙이 되겠다 싶었는데 파울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확실히 수준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도 클 듯. 이에 “올해 함께 했던 동료들과 땀 흘리면서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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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송구 능력은 이병헌은 장점 중 하나. “도루를 저지할 때 쾌감을 느낀다. 공을 던질 때 ‘아웃시킬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 기분 좋다. 포수로서 상대 타자의 삼진을 유도할 때 진짜 짜릿하다”. 
데뷔 첫 1군 무대를 밟는 등 좋은 기억을 안고 있지만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병헌은 “공격에서는 볼넷을 늘리고 삼진을 줄이고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수도 타자니까 잘 쳐야 팀이 이길 수 있다. 포수로서 수비는 당연히 완벽해야 한다. 공수 모두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으로 한 시즌을 길게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걸 느꼈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보강에 신경 많이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또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신 덕분에 경기에 자주 나갈 수 있었다. 채상병 코치님과 이정식 코치님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병헌의 취미는 독서다. 일반 소설을 비롯해 경제 및 경영, 자기 계발, 외국인, 심리 관련 등 다양한 장르를 선호한다. 그는 “대형 서점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서 본다”고 말했다. 또 “책을 많이 잃으면서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심리적인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하는 그는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 호세 피렐라 등 외국인 선수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그는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으니 1군에 있을 때 좋은 기회다 싶어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했었다. 자라온 환경도 다르니 저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해주는 부분도 엄청 도움됐다”고 밝혔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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