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푼’ 타자의 끈기, 42억 FA의 간절함이었다. 끝내기 홈런 밥상 차린 ‘깻잎 파울’ [KS]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1.08 10: 10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SSG의 한국시리즈 5차전. SSG가 2-4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최주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키움 투수 최원태가 있었다.
4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최주환은 2차전 이후 처음으로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키움 선발 안우진 상대로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난 뒤 5회 1사 1루에서 우선상 안타로 1,3루 찬스를 연결했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안타였고, 이날 SSG의 첫 안타였다.
비록 후속 타자의 병살타로 득점 찬스는 무산됐지만 최주환 개인은 뭔가 실마리를 잡았다. 7회 무사 1루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5회말 1사 1루  SSG 최주환의 배트가 부러지며 팀의 첫 안타가 되고 있다. 2022.11.07 / spjj@osen.co.kr

9회 무사 1루, 최주환은 최원태의 초구 볼과 2구째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3구째 슬라이더를 때렸으나 파울이 돼 1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지난 5일 고척돔에서 열린 4차전으로 돌아가보자. SSG의 9회초 2사 만루, 최주환 타석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키움 투수도 최원태였다. 최주환은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고, 4구째 원바운드 커브(126km)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SSG는 3-6으로 패배했다.
다시 7일 SSG랜더스필드, 최원태는 4구째 커브(123km)를 낮게 던졌고, 최주환의 방망이는 허공을 돌았다. 그런데 공이 원바운드되면서 포수가 잡았다. 타자는 파울이라고 하고, 포수는 헛스윙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철 구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그러자 키움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비디오판독 센터에서는 1분간 수차례 느린 화면을 돌려봤다. 배트에 스친 것으로도 보였고, 커브가 그대로 땅에 떨어지는 듯 보이기도 했다. 비디오판독 최종 결과는 원심 파울을 그대로 인정했다. 4차전 최원태의 커브에 당했던 최주환은 이번에는 가까스로 배트 끝에 살짝 건드렸다. 묻었다, 혹은 깻잎 한 장 차이였다. 
1사 1루가 아닌 무사 1루에서 경기는 재개됐다. 기사회생한 최주환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5구 다시 커브, 6구 투심을 파울로 걷어냈다. 볼 하나를 고른 뒤 8구(슬라이더)와 9구(체인지업)도 파울 타구를 만들었다. 최원태의 4가지 구종을 모두 파울로 걷어냈고, 10구째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맞고 나오는 안타를 때렸다.
앞선 타석까지 한국시리즈 11타수 1안타, 타율 9푼1리였던 최주환의 끈기, 절실함이 만들어 낸 안타였다. 우측 펜스를 맞고 나온 총알같은 타구에 최주환은 1루에 멈춰야 했고,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최주환은 대주자 오태곤으로 교체, 이날 자신의 일을 마쳤다. 다음 타자로 나온 김강민이 대타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SSG는 기적같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021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42억원에 FA 계약을 한 최주환은 올 시즌 타율 2할1푼1리로 부진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차전까지 무안타로 속앓이를 했다. 5차전 첫 안타에 이어 9회 결정적인 안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마치고 SSG 김강민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2.11.07/ rumi@osen.co.kr
# 최주환 5차전 9회 10구 접전
1구 143km 슬라이더 - 볼 
2구 147km 투심 - 스트라이크 
3구 144km 슬라이더 - 파울
4구 123km 커브 - 파울 
*비디오 판독(21시35분~21시36분, 1분간) = 최주환 파울/스윙 관련= 파울→파울
5구 123km 커브 - 파울 
6구 148km 투심 - 파울
7구 136km 체인지업 - 볼 
8구 143km 슬라이더 - 파울
9구 133km 체인지업 - 파울
10구 143km 슬라이더 - 우전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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