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전고투’로 선전 중인 키움을 바라보는 야구계의 두가지 시선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2.11.08 09: 00

-선수들이 무슨 잘못, 우승했으면...
-그러나 프로야구 전체 파이를 생각하면...
“선수들을 보면 우승했으면 좋겠는데...”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2022년 포스트시즌을 빛내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한국프로야구계의 두가지 시선이 있다. 2008년 KBO리그에 참여한 후 3번째 한국시리즈에 나선 올해는 우승을 했으면 바라는 시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구단운영을 보면 챔피언 등극은 아직이라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야구계 인사들은 “선수들이 헝그리 파이터 정신을 발휘하며 가을야구서 주눅들지 않고 선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런 선수들을 보면 올해는 꼭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도 “하지만 투자하지 않는 구단 운영을 지켜보면 많은 투자를 매년 하고도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인기구단과 비교할 때 우승은 아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해했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창단 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모기업인 대기업의 든든한 지원아래 구단운영을 하고 있는 타구단들과 달리 키움 구단은 ‘구단이름 팔기(네이밍 마케팅) 및 ‘특급선수팔기’, ‘고가의 티켓판매’ 등으로 근근히 버티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비슷한 운영방식이다. 그래서 대주주로 구단주였던 이장석씨는 오클랜드의 빌리 빈 사장에 비유해 '빌리 장석'으로 불릴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키움 구단의 운영방식은 프로스포츠 구단의 자생력을 키우는 정당한 방식으로 욕먹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년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면서도 우승에 목말라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타구단과 비교할 때에는 프로야구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에는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수단은 지금까지 신기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거의 매년 특급 선수들이 타구단 혹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몸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실력에서는 타구단 어느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대단하다. 이런 정신이 선수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하고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여기에 프런트도 유망주를 꾸준히 스카우트하고 잘 키워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튀는 아이템 등 비즈니스 능력을 보여주며 잘 버티고 있다.
현재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7일까지 2승 3패로 막판 코너에 몰렸지만 키움 선수단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각오들이다. 에이스 안우진의 손가락 부상, 4번타자 김혜성의 포스트시즌 직전 부상 등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해왔기에 야구팬 누구도 키움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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