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연안부두' 떼창…비인기 꼬리표 뗀 챔피언, 엘롯기 못지않은 흥행파워 얻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09 10: 10

누가 2022 한국시리즈를 비인기 매치업이라고 했던가. SSG 랜더스가 사상 첫 와이어투와이어 통합우승을 통해 최고 인기 구단 트리오인 ‘엘롯기’ 못지않은 흥행파워를 거머쥐었다.
SSG는 지난 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키움을 꺾으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창단 첫 통합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흥행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던 게 사실이었다. 전통적으로 관중 동원력이 약한 SSG와 키움이 한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흥행보증수표인 LG가 언더독 키움에 패하며 만원 관중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SSG와 키움은 그 동안 매진과는 크게 인연을 맺지 못한 팀이었다.

SSG 선수단이 모자를 던지며 우승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1.08  / soul1014@osen.co.kr

설상가상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사흘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로 156명이 숨지고 197명이 다치는 핼러윈 인파 참사가 벌어졌다. 이후 정부의 국가애도기간 선포에 따라 KBO는 한국시리즈를 4차전까지 엠프, 응원단, 치어리더 없이 추모의 분위기 속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흥행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1차전부터 6차전까지 6경기 연속 만원사례를 이루며 두 팀의 저력이 확인된 것. 2만2500석의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1, 2, 5, 6차전과 1만6300석을 보유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 3, 4차전이 모두 경기 시작 전 일찌감치 매진됐다. LG, 롯데, KIA, 한화, 두산 등 인기구단이 없었지만 이번 시리즈 티켓 예매는 매 경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예매사이트는 접속자 폭발로 툭 하면 멈추기 일쑤였다.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2.11.02 / foto0307@osen.co.kr
선수들은 명승부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1차전부터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 키움이 7-6 신승을 거뒀고, 3차전에서는 7회까지 0-1로 뒤지던 SSG가 8회 2득점, 9회 6득점의 무서운 뒷심을 앞세워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7일 열린 5차전은 0-4로 끌려가던 SSG가 8회 최정의 투런포, 마지막 9회 대타 김강민의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포로 랜더스필드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인천 팬들은 역대급 연안부두 떼창으로 가을 축제를 즐겼다.
SSG는 정용진 구단주의 투자와 다양한 마케팅 속에 정규시즌서 KBO리그 홈 관중 1위를 달성했다. 무려 98만1546명의 관중이 올해 랜더스필드를 찾았다. 그리고 기세를 그대로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SSG가 비인기 구단에서 KBO리그 신흥 흥행 구단으로 거듭난 것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우승 후 직접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KBO 정규리그 14개 개인상 중에 저희는 수상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우승팀입니다”라며 “하지만 여러분 우리에게는 1등이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인천 문학구장 홈관중 동원력 1위. 여러분들이 1위인 겁니다"라고 소리치며 새로운 인기 구단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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