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지 10년, 이종범은 언제 타이거즈로 돌아가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11.09 17: 20

이종범의 타이거즈는 재현될까?
타이거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종범은 추앙받는 존재였다. 1993년 입단해 신인으로 한국시리즈 역전 우승을 이끌고 MVP를 타면서부터였다. 1994년은 타율 3할9푼3리, 84도루라는 '말도 안되는' 퍼포먼스를 하더니 정규리그 MVP까지 올랐다.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지배자였다. 이종범의 얼굴은 매일 스포츠지 1면에 실렸다. 
이종범이 방위병 출전금지에 걸려 1996년 개막 초반 나서지 못하자 해태는 꼴찌까지 추락했다. 제대후 복귀하자 해태는 1위를 회복했다. 1996년 우승을 했고 1997년에는 30홈런까지 쳐내며 '30-30'을 달성했다. 타격천재 아들 이정후가 이룰 수 없는 기록이다. 그는 타이거즈의 모든 것이었다. 김응용 감독은 "20승 투수와도 안바꾼다"고 말했다.

1997시즌을 마치고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했다. 해태는 모그룹 부도로 이적료가 필요했고, 이종범도 KBO리그가 좁았다. 4년의 일본리그 생활을 마치고 2001년 KIA가 해태를 인수하자 창단 멤버로 복귀했다. 후배들과 함께 2009년 우승을 이끌었고, 2012시즌을 앞두고 2군 통보를 받자 은퇴를 선언했다. 활달한 성격에 명석한 두뇌를 갖췄으니 지도자로, 장차 타이거즈의 감독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은퇴와 동시에 타이거즈를 떠나면서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해까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타이거즈 지도자 복귀를 할 수 있었다. 2014시즌을 마치고 김기태 감독이 부임하면서 코치직 제의를 했다. 둘은 친한 선후배 사이였다. 이종범이 고사하면서 복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종범의 행로는 변화 무쌍했다. 2013년 스승 김응용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주루코치로 2년을 함께 했다. 이후 방송해설위원을 지냈고 2019년 LG 트윈스 2군 총괄 및 타격 코치로 일했다. 시즌을 마치고 2020년 코로나19가 터졌지만 주니치에서 1년 동안 코치 연수를 했다. 
류지현 신임 감독이 부임한 2021년 LG에 복귀해 1군 작전코치를 맡았다. 그러다 시즌 도중 자청해 2군으로 내려갔고 타격코치를 맡았다. 2022시즌은 2군 감독으로 육성을 책임졌다. 염경엽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2군 감독직을 놓고 다른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종범은 두 차례  KIA 감독 후보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2019시즌을 마치고 새로운 감독을 물색할 때 거론되었다. 그러나 KIA는 외국인 사령탑을 임명한다는 내부방침이 있었다. 결국 맷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윌리엄스 감독을 전격 경질한 이후에도 하마평에 있었지만 후배 김종국 감독이 부임했다.
이종범이 KIA 감독이 되지 못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분명한 것은 KIA와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도자 능력을 직접 평가를 하기 힘들었다. 아쉬운 시기는 2014년 말이었다. 김기태 감독 부임 당시 코치로라도 돌아왔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능력을 검증 받았을 것이고, 향후 감독 교체시 높은 후보 순위에 올랐을 수도 있었다. '타이거즈 이종범'이 다시 실현될 지는 모른다. 다만, 타이거즈 팬들에게는 먹먹한 이름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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