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슈퍼 루키, "올 시즌 100점 만점에 10점도 아깝다" 왜?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1.10 10: 40

"잘한 게 하나도 없었다. 그냥 배우기만 했던 한 해였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조세진(19)에게 프로 무대 첫 시즌을 보낸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서울고를 졸업한 뒤 롯데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은 그는 1군 경기에 39차례 출장해 타율 1할8푼6리 16안타 6타점 6득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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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에서는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52경기에 나서 타율 3할5푼1리(194타수 68안타) 7홈런 34타점 43득점 5도루를 올렸다. 특히 9월 15일 김해 KT전에서 데뷔 첫 3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8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조세진은 "올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10점에 불과하다. 어떻게 보면 10점도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한 게 아니냐'고 하자 "엄격한 게 아니라 현실"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조세진은 이어 "외야수라면 타격이 돼야 하는데 팀에 마이너스가 될 정도로 안 좋았다. 많이 아쉽다"면서 "1군에서 많은 타석에 들어가면서 투수를 상대했던 게 공부가 됐다"고 덧붙였다. 
물론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조세진은 "김평호·전준호 코치님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수비에서의 자신감이 커졌다. 타격 성적이 안 좋아서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훈련량을 늘려 자신감을 키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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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제4회 U-23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조세진은 "진짜 재미있었다. 국제 무대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대표팀의 출루머신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사사구 11개를 얻는 등 출루율 5할1푼7리를 찍었다. "누상에 나가 팀에 득점 기회를 이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볼넷을 많이 얻게 됐다". 조세진은 또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선수들과 다 친해졌다. 아무래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승리라는 목표로 집중하니까 자연스레 친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0-3으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조세진은 "일본 대표팀은 다른 팀과는 달랐다. 야구장에서 분위기도 다른 느낌이 들었다. 결승전에서 우리가 못해서 패했다"고 했다. 
또 "서양 선수는 장타를 조심하면 되는데 일본 선수들은 컨택 능력이 좋으니 제게 타구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비할 때 더 집중했다. 투수들을 상대해보니 공이 빠르지 않더라도 구위, 제구력, 변화구 구사 능력 모두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조세진에게 10개 구단 입단 동기 가운데 누가 가장 잘한 것 같냐고 묻자 서울고 동기 이재현(삼성)을 꼽았다. 1차 지명을 받고 라이온즈의 일원이 된 이재현은 7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5리(230타수 54안타) 7홈런 23타점 23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재현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다. 재현이는 원래 잘하는 친구다. 그라운드에서 할 거 다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랄까. 재현이가 끝내기 홈런을 친 뒤 인터뷰를 통해 '큰 걸 노리지 않았다'고 하더라. 곧바로 전화해서 '2층 상단 관중석 보고 쳤으면서 무슨 소리하냐'고 그랬더니 '진짜 안타만 치려고 했다'고 하더라"고 웃어 보였다. 
'타격 지도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박흥식 수석 코치는 조세진을 거인 군단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으로 꼽았다. 이에 조세진은 "그 정도는 아니다. 특출 나게 잘해서 기대하는 게 아니라 나이가 어리니까 그에 맞는 기대라고 할까. 30살과 20살의 기대는 다르니까"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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