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8, LA 에인절스)가 가상화폐 분야에서 투자 실패를 경험했다. 지난 2021년 11월부터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앰버서더(홍보대사)를 맡게 됐는데, 최근 FTX의 파산 신청으로 오타니의 앰버서더 연봉 및 FTX 지분은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놓였다. 당시 오타니가 앰버서더 보수를 전액 암호화폐로 받기를 원해서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 저널 등 복수의 외신은 “바이낸스가 FTX 인수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바이낸스는 유동성 위기에 몰린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인수에 나선 바 있는데,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인수를 거절했다. FTX의 부채에서 자산을 뺀 규모는 무려 최대 60억 달러(약 7조 93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바이낸스는 미리 유동성 위기의 전염을 방지했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거절은 가상화폐 시장에 ‘핵폭탄’이 됐다. 비트코인은 1만 6000달러 선이 무너지며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결국 버티지 못한 FTX는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FTX는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 2000억 원)의 부채를 떠안은 채로 파산을 신청했다. 채권자는 10만 명이 넘는다. 외신은 이번 FTX의 파산에 대해 “‘엔론 사태’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이은 최악의 결말이다.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번 파산으로 FTX에 투자를 단행한 유명인들도 쓰라린 손실을 맛보게 됐다. 가상업계는 그간 스포츠 업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마케팅 관련 계약을 맺은 MLB, NBA 구단 마이애미 히트, F1 종목의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1팀, e스포츠 팀 TSM 외에도 FTX는 선수 개개인과도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오타니 쇼헤이, NFL 스타 톰 브래디(45,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NBA의 스테판 커리(34,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FTX와 손을 잡았다.
오타니 쇼헤이는 지난해 11월 FTX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합류했다. FTX는 전세계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오타니와 함께 하며 브랜드 인식을 높이려고 했다. 오타니도 FTX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계약금 없이 모든 수익, 보수, 지분을 암호화폐로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선택은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7일 종가 기준 3만 1000원에서 2달러(약 2600원) 선까지 떨어졌다. 현재 상폐까지 거론되고 있다. FTX가 거래를 지원한 솔라나도 30% 이상 하락했다. FTX가 파산하게 된다면 오타니의 지분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물론 오타니가 직접적으로 투자하지 않아 원금 손실은 없다. 그래도 약 1년 간 오타니가 FTX를 위해 글로벌 앰버서더 활동을 펼친 만큼 무보수로 기업 홍보를 한 셈이 된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