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FA 대체자→부상→백업 복귀…10년차 외야수의 반성 “준비 부족했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15 12: 30

자신이 두산의 새 주전 우익수인 줄 알고 날아올랐다가 부상의 벽에 막혀 비행을 접어야 했던 김인태(28). 과연 내년에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날개를 접지 않고 날아다닐 수 있을까.
올해로 벌써 프로 10년차, 그리고 내년이면 11년차가 되는 2013 두산 1라운드 4순위 출신 김인태. 그러나 여전히 풀타임 시즌은 그에게 꿈같은 이야기다. 높은 득점권타율과 승부처 해결능력으로 ‘신스틸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주전, 선발보다 백업, 제4의 외야수라는 단어가 익숙한 그였다.
두산은 작년 12월 호타준족 박건우가 6년 총액 100억원에 NC로 FA 이적하며 주전 우익수를 잃었다. 이에 스프링캠프서 오디션 개최와 함께 대체자 물색에 나섰고, 김인태가 서바이벌을 뚫고 우익수 자리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김인태는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타율 3할2푼2리 1홈런 12타점으로 활약하며 마침내 주전이 되는 듯 했다.

두산 김인태 / OSEN DB

문제는 부상이었다. 5월의 첫날 인천 SSG전에서 좌익수 수비 도중 햄스트링이 미세 손상되며 좋은 흐름이 끊겼다. 이후 재활을 마치고 5월 말 1군 무대로 돌아왔지만 6월 중순 햄스트링 부상 재발로 또 다시 자리를 비워야 했다. 김인태는 다시 백업으로 신분이 바뀌었고, 83경기 타율 2할4푼7리 5홈런 25타점의 아쉬운 성적으로 프로 10년차 시즌을 마쳤다.
최근 이천에서 만난 김인태는 “초반에는 나름 준비한 대로 잘 됐는데 부상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 또한 다 핑계다. 훈련량이 부족했다”라고 반성하며 “마무리캠프 이후에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년에 결과를 낼 수 있다. 이승엽 감독님의 많은 훈련량에 성적으로 보답을 해야 한다”라고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김인태는 올해의 실패를 교훈 삼아 마무리캠프서 그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때마침 이승엽 신임 감독이 혹독한 마무리캠프 스케줄을 꾸렸고, 김인태는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목표 아래 이를 착실히 소화 중이다.
김인태는 “스케줄이 바빠서 훈련을 많이 하는 게 아니다”라며 “올 시즌은 무조건 작년보다 잘했어야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스스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 새로 오신 이승엽 감독님이 훈련량을 강조하셔서 열심히 캠프에 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두산 고토 코치(왼쪽)와 김인태가 웜업을 마치고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0.24 / dreamer@osen.co.kr
이승엽 감독과의 첫 만남은 여전히 머릿속에 강렬히 남아 있다. 김인태는 “가장 신기했던 게 감독님이 날 보자마자 좌중간 쪽으로 타구를 쳤으면 좋겠다고 지적해주셨다. 평소에 맨날 듣던 말이었는데 감독님도 오시자마자 그 이야기를 해주셔서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고향이 대구라서 그런지 감독님을 보면 항상 신기하다. 난 감독님이 한창 야구를 잘하실 때 모습을 보면서 커왔다. 은퇴하시기 전에도 같이 경기를 뛰면 1루에 감독님이 나가 있는 게 신기했다”라며 “이제는 감독님이 되신 만큼 감독님이 아시는 걸 빼와서 내 것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두산 우익수는 내년 스프링캠프서 9개 포지션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태를 비롯해 안권수, 김대한, 양찬열, 강진성, 신성현, 송승환 등 수많은 후보들이 마무리캠프부터 착실히 훈련하며 역대급 오디션을 준비 중이다.
김인태는 “백업 생활을 많이 한 선수는 풀타임 시즌에 대한 갈망이 크다”라며 “지난 2년 동안 했던 걸 잘 합치면 내년에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힘들게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서바이벌을 향한 강한 의지를 전했다.
이번 비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보강 운동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올해 부진, 슬럼프, 기복보다 더 무서운 게 부상이란 걸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김인태는 “다친 부위 위주로 보강 운동을 해야겠지만 힘을 안 떨어지게 하기 위해서라도 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라며 “올해는 내 준비 부족이었다. 비시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내년에는 절대 안 다치고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잘하겠다”라고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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