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0승 외국인 투수가 일본에선 ‘0승’ 투수로 짐을 쌌다.
일본야구기구(NPB)는 14일 올해 야쿠르트 스왈로스 소속이었던 좌완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30)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야쿠르트가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자유의 몸으로 풀린 것이다.
수아레즈는 지난 1일 미국으로 귀국하면서 구단을 통해 “스왈로스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다. 덕분에 즐겁게 야구하며 리그 우승도 경험했다. 내년에도 여러분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길 바란다”며 재계약을 희망했다.
하지만 야쿠르트는 수아레즈를 포기했다. 올 시즌 1군 6경기(5선발)에서 21⅔이닝 투구에 그치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다. 5월말 1군 데뷔했지만 선발 5경기 중 3경기에서 5회를 넘기지 못하며 무너졌다.
2군에선 15경기(55⅓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3.25 탈삼진 53개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지난달 3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상대 1군 복귀전에서 1이닝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한국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일본으로 갔다. LG 트윈스 소속으로 23경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2.18 탈삼진 126개로 수준급 성적을 냈다. 그러나 등과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을 반복하면서 115⅓이닝 소화에 그쳤고, LG와 재계약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일본으로 건너갔다.
야쿠르트에 80만 달러(인센티브 별도)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하며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1군에서 단 1승도 못하고 끝났다. 시즌 전부터 일본 정부의 신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합류가 늦어지는 등 악재가 겹치기도 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성적이다.
한국에서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가 일본에서 0승으로 끝난 건 한일 야구의 수준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밖에 없다. KBO리그 MVP 멜 로하스 주니어, 다승왕 라울 알칸타라도 지난 2년간 한신 타이거즈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시즌 후 나란히 짐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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