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찬과 이재현 잘해도 FA 김상수 없는 삼성 내야진은 상상 불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1.17 09: 00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 김상수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09년 삼성에 입단한 김상수는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통합 4연패 달성에 큰 공을 세웠다. 
김상수는 데뷔 첫 FA 자격을 얻었을 때 만족할 만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2019년 1월 삼성과 3년간 최대 총액 18억 원에 재계약했다. FA 취득 직전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치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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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해외파 출신 이학주가 입단하면서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기량이 부족해 밀려난 건 아니다. 팀 구성 상 김상수가 2루수를 맡는 게 최상의 선택이었다. 
군말 없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던 김상수는 올 시즌 전천후 백업 요원 신세가 됐다.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을 터. 허삼영 감독 대신 박진만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상수를 주전 유격수로 중용했다. 안정감 있는 수비는 물론 방망이도 되살아났다. 
김상수의 가치는 확 올라갔다. 유격수와 2루수 모두 소화 가능하고 타격 능력까지 향상된 민완 내야수를 눈독 들이는 구단이 늘어났다. KT가 대표적이다. 올 시즌까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심우준의 입대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상수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뿐만 아니라 내야진 보강을 추진 중인 구단들은 김상수에게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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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가 가장 필요한 팀은 원 소속 구단 삼성이다.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 등 젊은 내야수들이 성장세를 보이며 뎁스가 탄탄해졌더라도 김상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내야수들이 완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김상수처럼 본보기가 될 만한 베테랑 선수가 필요하다. 김상수가 내야진의 중심을 지키면서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때로는 코치의 가르침보다 롤모델과 같은 선배들의 조언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에 김상수가 필요한 이유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김상수의 영향력은 가히 크다. 동료들의 신망이 아주 두텁다. 제 아무리 개성이 강한 선수라도 단번에 휘어잡는 게 김상수다. 
삼성은 FA 시장에서 합리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편. 팀내 몇 안 남은 원클럽 맨 김상수를 잔류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수치상 성적 만으로 김상수를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보이지 않는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수다. 
최근 몇 년간 리더로서 자질을 갖춘 선수들을 계속 내보낸 삼성. 김상수마저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력 저하는 물론 팬들에게도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김상수도 계약 조건 못지않게 ‘라이온즈 원클럽맨’이라는 명예로운 수식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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