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답을 주어야 되지 않는가".
2022시즌 KIA 타이거즈의 주전포수로 뛰었던 박동원(32)이 FA 시장으로 나갔다. 사실상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다. KIA는 선수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박동원의 마지막 행보에 서운함을 보였다. 최종 조건 제시에 대해 가타부타 답 없이 나갔다는 것이다. 협상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KIA는 포수 보강을 위해 1월부터 키움과 박동원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어느 정도 합의를 했는데 키움측에서 보류를 했다. 결국 5월에 박동원을 영입했다. 당시 박동원은 포수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다. KIA에 트레이드가 되자 유난히 활짝 웃으며 반겼던 박동원이었다.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바로 주전포수로 나섰다. 112경기에 뛰면서 타율 2할4푼4리, 17홈런, 53타점을 올렸다. 포수로서는 블로킹, 송구능력은 인정받은 반면 볼배합 등에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KIA는 주전포수로 5강을 이끌었다는 점을 평가해 재계약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KIA는 꾸준히 계약 협상을 했고 최종 조건을 제시했다. 첫 제시안에서 수정도 했다.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4년 55~6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박동원은 최종 제시안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그대로 FA 신청을 했고 자격을 취득했다. 시장에서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였다.
구단 관계자는 "키움에서는 포수로 나서지 못했지만 KIA에 와서 다시 포수로 뛰면서 인정을 받았다. 선수의 권리여서 FA 신청은 당연히 존중한다. 그러나 최종 조건에 대해 답을 해주어야 하는것 아닌가. 포수로 뛸 수 있도록 구해줬는데 열흘넘게 아무런 말 없이 그대로 나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장정석 단장은 넥센 감독시절 포수 박동원을 기용한 스승이었다. KIA 단장으로 취임해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박동원도 크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만일 트레이드가 안됐다면 포수 출전횟수가 적었을 것이고, FA 가치는 또 달라졌을 것이다. 적어도 자신의 가치를 높여준 스승에게 "죄송하다"는 등 답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대목이었다.
KIA는 박동원이 FA 시장에서 돌아오더라도 최종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박동원과 결별을 기정사실화하고 플랜 B를 가동한다. 샐러리캡 문제로 다른 FA 포수 영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트레이드를 통한 수혈이 예상되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현재의 포수진으로 운용이 가능하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