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야구 인생 걸어가겠다"…최고 타자로 우뚝 선 이정후, 아버지 그늘서 벗어났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11.17 20: 02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4)가 2022년 KBO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아버지의 그늘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이정후는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웨스틴조선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이정후는 트로피와 상금 1000만 원을 받는다. 이정후는 MVP 투표에서 총 107표 중 104표를 얻어 MVP가 됐다. 이대호가 2표, 안우진이 1표를 가져가면서 만장일치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압도적인 수상이었다.
올 시즌 142경기에 뛴 이정후는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장타율 .575 출루율 .421 활약을 펼쳤다. SSG 랜더스에 막혀 한국시리즈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을 가장 마지막 무대로 이끌었다.

KBO리그 타율-타점-안타-장타율-출루율 5관왕에 이어 MVP까지 거머쥔 키움 이정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17 / dreamer@osen.co.kr

이정후는 “우승하지 못하고 끝낸게 아쉽다"면서 내년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 1위, 최다안타 1위, 최다타점 1위, 장타율 1위, 출루율 1위에 올라 5관왕을 달성했다. 아버지 이종범에 이어 KBO리그 최초 부자(父子) 5관왕이다. 5관왕 달성 나이도 같다.
이정후는 그간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올해를 기점으로 마침내 그 꼬리표를 떼어낸 셈이 됐다. 더 이상 이종범의 아들이 아닌,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를 너나할 것 없이 인정하게 됐다.
이정후는 “사실 아빠를 뛰어넘으려고 ‘악’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빨리 그 이름을 지우고 싶긴 했다. 내가 MVP를 수상하거나 해외 진출을 하면 (아버지 이종범의 이름을) 지울 수 있겠더라. 그렇게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했다. 그런 점에서 (MVP 수상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 이름을 지우고 정말 내 이름으로 다시 한번 나의 야구 인생을 걸어갈 수 있겠다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부모를 향한 감사한 마음이야 어딜 가겠는가. 이정후는 “처음에 내가 야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못하면 쫓아낼 거라고 한 말씀이 기억난다. 그래도 지금 선수를 하면서 되돌아보면 아들이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왜 말렸는지 알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정후는 “아들의 폼을 보고 도와줄 수도 있는데, 그런게 일체 없었다. 아버지는 참아주셨다. 그래서 내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나오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참기 쉽지 않으셨을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그때 그때 코치님에게 배워야하는 게 있다. 프로에 오면 ‘궁금한거 있으며 말해주겠다’고 했지만, 딱히 없었다. 그냥 힘들 때 정신적인 면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감사하다”며 아버지 이종범 코치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정후는 “친구처럼 힘들 때 항상 옆에서 좋은 말 많이 해주셔서 한 시즌을 잘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렇게 건강하게 나아주셔서 감사하다. 다치지 않고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줘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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