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음은 확인했는데...KIA, 또 애틋함만 남긴 양의지 세레나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11.23 03: 30

고향 팀과 인연은 끝내 닿지 않았다.
FA 최대어 양의지(35)가 친정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다. 6년 최대 152억 원, FA 사상 역대 최고액이었다. 박정원 구단주와 이승엽 감독까지 애정공세를 펼쳤고, 최고 대우까지 했다. 양의지에게는 명분과 실리까지 모두 손에 쥐었다. 또 하나의 친정 NC도 성의를 다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고향 팀 KIA 타이거즈도 옛날부터 양의지에 관심이 있었다. 조범현 감독시절 무명의 양의지의 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2018시즌을 마치고 양의지가 첫 번째 FA 자격을 얻을 때도 인연이 닿을 뻔 했다. 양의지는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KIA에 마음을 두었다.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이니 당연히 수구지심이 일 수 밖에 없었다. 

여러 경로를 통해 KIA를 향해 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에이전트와 구단의 루트도 있었고, 알음알음 야구계 지인들을 통해 양의지의 마음이 KIA 구단에 전해질 수 밖에 없었다. KIA도 국내 최고의 포수를 데려오고 싶었다. 양의지의 마음이 고맙고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시기가 맞지 않았다. KIA는 2017년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었고,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전력보강이 필요하다는 내부 방침은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우승을 위해 최형우, 나지완, 양현종까지 3명의 FA를 잡느라 많은 투자를 했다. 우승하면서 선수단의 연봉도 1위가 되었다. 
마음은 굴뚝 같아도 125억 원을 제시할 만큼 여력이 모자랐다. 어쩔 수 없이 양의지를 외면했다. 당시 관계자는 "단 1년 만 늦게 FA 시장에 나왔다면 영입이 가능했다"고 기억했다. 양의지는 NC로 가더니 2020년 창단 첫 우승을 빚었다. KIA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포수진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던 것도 요인이었다. 
2021시즌 9위의 수모를 당하자 포수진 보강론이 일기 시작했다. FA 나성범, 양현종을 영입한 터라 포수를 보강하면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정석 신임 단장은 포수 보강 드라이브를 걸었다. 1월부터 복수의 구단과 전방위적인 트레이드에 나서 4월 말 키움 박동원을 영입했다.  
시즌 개막부터 예비 FA 양의지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KIA도 당연히 우승포수에 관심이 컸다. 동시에 양의지도 선수생활의 마지막은 고향팀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을 주변에 내비쳤다. 서로를 향한 마음은 확인했다. 드디어 양의지가 양현종의 공을 받는 장면이 연출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경쟁이 너무 심했다. NC와 친정 두산에 한화까지 뛰어들었다. 양의지의 가치가 150억 원 대로 치솟았다. KIA에는 샐러리캡을 훌쩍 뛰어넘는 감당불가의 금액이었다. 두 번이나 수구지심의 메리트가 있었으나 현실은 인연을 허락하지 않았다. 양의지의 두 번째 세레나데도 애틋함만 남겼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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