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으로, 친정팀으로…NC, 돈다발 들고도 우승 주역 다 뺏겼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1.23 05: 40

NC 다이노스의 2020년 우승 주역을 결국 다 뺏겼다. 돈다발을 들고 잔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더 큰 존재들이 있었다. 
NC는 또 한 명의 내부 FA를 놓쳤다. 2019년 NC와 4년 125억 FA 계약을 맺고 합류한 뒤 2020년 통합 우승의 주역으로 올라섰던 양의지가 두산으로 떠났다. 양의지는 두산과 4+2년 최대 152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친정팀으로 떠났다. 계약금 44억 원, 연봉 총액 66억 원, 2026년 종료 후 인센티브 포함 2년 최대 42억 원 선수 옵션이 포함되어 있는 계약이다. 이대호(4년 150억 원), 나성범(6년 150억 원), 김광현(4년 151억 원)에 이어 4번째 150억 계약을 돌파한 선수가 됐고 김광현을 제치고 역대 최고액 계약 선수로 등극했다. 양의지 입장에서는 친정팀 두산으로 컴백하는 셈이었다.
NC는 지난 4년 간 양의지와 함께 통합 우승을 함께했다. 양의지도 NC에서 전성기 시기를 보내며 국내 최고의 공수겸장 포수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125억 원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NC 유니폼을 입고 4년 통산 519경기 타율 3할2푼2리(1758타수 566안타) 103홈런 397타점 OPS .968의 성적을 남겼다. ‘스탯티즈’ 기준 4년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23.05로 키움 이정후(26.40)에 이은 2위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정상급 타자로 군립했다. 아울러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기여도도 선보였다. NC 젊은 투수진의 성장을 이끌었고 리더십으로 선수단 체질까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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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공수는 물론 덕아웃에서도 양의지의 존재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돈다발을 들고 달려들었다. 4년 전 125억 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준비했다고 알려져 있다. NC로서도 만만치 않은 실탄을 준비했다. 양의지 포함해 내부 FA 7명이 있었지만 양의지를 최우선 잔류 타깃으로 삼고 협상을 준비했다. 하지만 두산, 한화의 참전으로 NC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몸값이 치솟았다. 두산이 결국 모두가 쫓아올 수 없는 금액을 베팅했고 NC는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었다.
두산 베어스 제공
NC는 그동안 한 번 점찍은 선수는 놓치지 않는 자세로 스토브리그를 임했다. NC는 두둑한 자금력을 갖고 시장에 달려들었고 의사결정 과정도 비교적 빨랐다. 양의지도 이런 방식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러한 기조에 균열이 생겼다. 100억대 FA들이 속출했던 지난해 FA 시장부터 이러한 NC의 자세가 흔들렸다. 잔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프랜차이즈 스타, 나아가 원클럽맨으로 남을 경우 NC 영구결번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던 나성범이 KIA로 떠났다. 6년 150억 원이라는 거액으로 고향 광주로 돌아갔다. NC도 만만치 않은 금액을 장전했지만 KIA의 공격적인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양의지 잔류 경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두산 박정원 구단주의 적극적인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4년 전 양의지를 떠나보내야 했던 상황을 만회했다. NC보다 더 많은 금액을 베팅해서 양의지의 마음을 돌렸다.
NC는 다시 한 번 허망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기 직전이다. 돈다발을 들고 찾아갔지만 나성범은 고향팀으로, 양의지는 친정팀으로 모두 떠났다. 아울러 올해 C등급 FA였던 불펜 투수 원종현도 키움과 4년 25억 원 계약을 맺으며 이탈했다. 모두 2020년 통합 우승의 주역들인데 이제 모두 팀에 없다.
주축 선수가 이탈한 뒤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나성범이 KIA로 떠난 뒤 박건우(6년 100억 원), 손아섭(4년 64억 원)을 영입하며 빈 자리를 채우려고 했다. 
하지만 양의지를 보내면서 당장 공백을 걱정해야 한다. 지난해처럼 시장에 대체 매물도 딱히 없는 상황. 시장에 남은 유일한 포수인 박세혁을 영입하기 위해 달려들 것이고 트레이드도 모색하겠지만 양의지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채우기는 힘들다. 
NC의 겨울이 점점 더 쓸쓸해지고 있다. 이제 NC는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이재학 등 다른 FA들과 잔류 협상에 임해야 한다. 롯데와 협상이 상당부분 진척됐고 양의지, 박민우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노진혁과의 협상도 다시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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