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FA 시장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7일 FA 시장이 열린 뒤 6일 사이 6명의 선수들이 계약을 완료했다. 그 중 원소속팀에 남은 선수는 투수 장시환(한화)이 유일하다. 투수 원종현(NC→키움), 포수 유강남(LG→롯데), 박동원(KIA→LG), 양의지(NC→두산), 1루수 및 외야수 채은성(LG→한화) 등 5명의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대이동의 진원지는 예상대로 역시 안방. FA 시장을 주도하는 특급 포수들이 벌써 3명이나 이동했다. 지난 21일 유강남과 박동원의 이적이 동시 발표됐고, 22일에는 최대어 양의지의 친정 두산 복귀가 확정됐다. FA 포수 중 유일하게 미계약 신분인 박세혁도 두산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FA 포수 4명의 전원 이적이 유력하다.
포수 대이동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시선은 내야로 향한다. 포수 다음으로 주목받는 FA 선수들이 시장에 남아있다. 유격수로 활용 가능한 노진혁(33), 김상수(32)가 일찌감치 러브콜을 받으면서 행선지가 거의 결정된 분위기.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상수는 KT행이 유력하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군입대로 유격수 대체자가 필요한 KT가 김상수를 우선 순위로 두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원소속팀 삼성은 젊은 내야 유망주들이 많아 김상수 잔류에 적극적이지 않다.
노진혁도 유격수가 필요한 롯데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유강남을 4년 80억원에 잡으며 5년간 이어진 포수 문제를 해결한 롯데는 모그룹의 190억원 유상증자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샐러리캡에도 여유 공간이 남아있어 노진혁 영입에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시장은 늘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NC의 경우 최우선 잔류 대상이었던 양의지가 두산으로 나가면서 전략 수정 가능성이 있다. FA 포수 박세혁을 데려와도 노진혁과 재계약이 가능한 재정적 여유가 생겼다.
또 하나의 변수는 한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음주운전 사실이 지난 20일 드러나면서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 첫 번째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하주석은 지난 6월 강화된 KBO 음주운전 제재 규정상 내년 개막부터 70경기 출장정지를 피할 수 없다. 하루아침에 주전 유격수를 잃은 한화도 시장을 탐색해야 한다.
다만 노진혁과 김상수의 협상이 크게 진전된 상태에서 한화가 끼어들 틈이 없다. 한화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FA 외에 트레이드나 내부 자원 활용 등 여러 대안을 모색 중이다. 기존 백업 유격수 박정현과 신인 문현빈의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큰 비용이 들지 않는 C등급 내야수로 시선을 넓히면 오선진, 신본기도 있다. 한화의 내야 FA 참전 여부에 따라 추가 이동이 나올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