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선수→현역 제대→2군에서 5년…90억 FA, 왜 떠난 LG팬들도 축하 일색일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1.23 20: 15

 2009년 순천효천고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도전했다. 육성 선수로 유니폼을 입었고 1군에 오르기까지는 6년이나 걸렸다. 포기하지 않고,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디고 참아야 했다. 1군 데뷔 후 9시즌을 뛰고 나서 FA 자격을 얻었고, 총액 90억원의 대박 계약을 손에 거머쥐었다. 인생 성공 스토리로 충분하다.
LG를 떠나 한화와 4년 최대 90억원에 FA 계약을 한 채은성(32)이 그 주인공이다.
채은성은 고교 졸업 때 내야수 3루수였다. 특출한 성적이 없었기에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육성 선수(당시는 신고 선수)로 LG에 입단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2009년 육성 선수로 2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현역으로 입대했다. 현역 복무 후 팀으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2군 생활이 이어졌다.
제대 후 포지션을 포수에 잠시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스로 인해 송구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12년 2군에서도 단 8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외야수로 자리를 옮겨 2013년부터 2군에서 점점 기회를 받았다. 
2014년 2군에서 4~5월 두 달 동안 4할대 타율(.403, 146타수 52안타)을 기록하자,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신분이 전환됐고 1군에 콜업돼 데뷔전을 치렀다. 1군에선 6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7리(159타수 44안타) 1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2016년 처음으로 3할 타율(.313)을 기록하며 81타점으로 팀의 주축 외야수로 자리를 잡아갔다. 2018시즌에는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1리 25홈런 119타점 OPS .927로 맹활약했다. 당시 LG 구단 역대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우며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연봉이 1억 1000만원에서 3억 1000만원으로 껑충 인상됐고, LG 중심타자로 뛰면서 올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타점 80개 정도는 책임졌다.
채은성은 올해 외야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4번타자 중책까지 맡았다. 익숙하지 않은 1루수 자리에서 수비 부담이 있었지만, 126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12홈런 83타점 OPS .791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9시즌을 뛴 채은성은 시즌을 마치고 드디어 FA 자격을 얻었다. 육성 선수로 입단해, 14년이 걸렸다. 또 한 명의 육성 선수 성공 스토리다. 비록 LG를 떠나 한화와 90억 대박 계약을 했지만, 지나온 시간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그래서일까. LG를 떠나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을 향해 LG팬들의 여론은 축하 분위기가 대다수다. 이별의 아쉬움은 있지만, (샐러리캡 제약으로 LG가 제시할 수 없는) 큰 금액을 받고 새로운 팀에서 출발하는 채은성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LG팬들이 많다. 성실한 그가 걸어온 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한화와 계약 후 OSEN과 전화 통화에서 “LG에서 육성 선수부터 시작해 더욱 자부심이 있었다. LG는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고 성장시켜준 팀이다. LG를 떠나게 된 건 아쉽지만 팬들께서 보내주신 응원은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 감사했다”며 "이제 트윈스 유니폼은 입지 못하지만 야구 선수 채은성을 계속해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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