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느낌 아니까”…숨 고르는 국대 잠수함, WBC 출격을 준비한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26 19: 22

KT 에이스 고영표(31)가 시즌 막바지 부진에서 벗어나 도쿄올림픽 한일전 호투를 재현할 수 있을까.
고영표는 올해 전역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뽐내며 커리어하이를 썼다. 28경기 182⅓이닝을 소화하며 13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남긴 것. ‘고퀄스’라는 별명에 걸맞게 28경기 중 퀄리티스타트가 21차례에 달했고, WHIP(1.17), 피안타율(.269)도 모두 에이스급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고영표는 “작년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었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경기운영능력이 좋았다. 성공적인 시즌이었다”라고 한해를 되돌아봤다.

KT 고영표 / OSEN DB

고영표가 언급한 아쉬운 부분은 시즌 막바지 찾아온 부진이었다. 순위싸움이 한창이던 10월 5일 삼성전(5이닝 5실점)과 11일 LG전(3이닝 4실점) 난조에 이어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2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고영표는 “시즌 초반부터 투구 리듬, 타이밍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체력 저하와 복합적으로 겹치며 좋지 못한 모습이 나왔다”라며 “특히 LG전은 좋은 투구를 하고 싶어서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잘 안 됐다.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깜짝 불펜 변신으로 통합우승을 이끈 고영표는 올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첫 선발을 맡았다. 비록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이 또한 고영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고영표는 “첫 수원 가을야구에 첫 선발 등판이라 설렜고, 정규시즌과는 다른 기분이었다. 긴장감도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라면서도 “1회가 가장 아쉬웠다. 컨디션이 다운된 상태서 가을야구를 했다. 핑계를 대기보다는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준비를 잘해야 한다. 내년에는 가을야구까지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를 많이 하겠다”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시절 고영표 / OSEN DB
시즌을 마치고 숨고르기 중인 고영표는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향한 욕심도 드러냈다. 고영표는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선발을 맡아 5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91구 호투를 펼쳤다. 당시 춤추는 체인지업으로 일본 타자를 요리하며 일본 야구계를 놀라게 했던 기억이 있다. 고영표는 지난 18일 발표된 WBC 관심명단 50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고영표는 “WBC는 가장 큰 야구대회다. 당연히 출전하고 싶다. 물론 아직 엔트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들뜰 필요는 없다”라며 “올림픽에서 일본 베스트 멤버를 상대해봤으니까 분위기는 익숙할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건 내 컨디션이다. 올림픽 때도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만 그 때는 무관중 경기였다. WBC는 조금 다를 것 같기도 하다”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고영표는 작년 이맘때보다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운동에 임하고 있다. 바로 지난 2일 건강한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가 태어난 지 3주 정도 됐는데 너무 예쁘다. 가족이 한 명 더 생겨서 신기하고 행복하다. 동시에 하나의 책임감도 더해졌다”라며 “주변에서 분유 버프를 말씀하시는데 나도 그걸 받았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잘해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영표의 내년 목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우승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해 우승하는 순간까지 선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 그는 “수치로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KT가 다시 가을야구에 진출해 끝까지 가서 두 번째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나 또한 그렇게 되기 위해 꾸준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당연히 다치지 않는 게 1번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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