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겸업 도전하는 키움 장재영·김건희, 제2의 오타니 탄생할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2.12.01 06: 00

키움 히어로즈가 내년 시즌 투타겸업 선수를 선보일 수 있을까.
현재 전세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투타겸업을 하고 있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가 유일하다. 투타겸업을 허락하겠다는 말을 듣고 니혼햄에 입단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투수와 타자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가 됐다.
KBO리그에도 나성범(KIA), 박준영(NC), 강백호(KT), 김대한(두산) 등 투수와 타자에서 모두 재능을 보인 선수들이 있었지만 프로에서는 모두 하나의 포지션을 선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투타겸업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키움이 장재영과 김건희의 투타겸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왼쪽), 김건희. /OSEN DB

장재영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손쉽게 뿌리는 특급 유망주다.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지명을 받았고 신인 계약금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 기록(9억원)을 세울 정도로 기대치가 대단했다. 하지만 1군에서는 2년 동안 33경기(3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번 겨울 경험을 쌓기 위해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호주리그에서 뛰고 있는 장재영은 투타겸업을 시작했다. 질롱에서 2선발을 맡아 대부분의 경기는 투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투수 등판이 없는 경기에서는 대타로 나가며 타자로도 경험을 쌓고 있다. 지금까지 성적을 보면 투수 성적은 3경기(17이닝) 1패 평균자책점 2.12로 크게 좋아졌지만, 타자로는 5경기 3타수 무안타 3볼넷으로 아직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장재영의 투타겸업에 대해 “여러가지 실험을 하는 것이다. 장재영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타격에도 재능이 있었다. 다만 진지하게 타격을 시킨다기 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오라는 의미가 크다. 물론 좋은 결과를 낸다면 한국에서도 타격을 안시킬 이유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설종진 퓨처스 감독 역시 “경기를 보니 장재영 표정이 밝더라”라며 타격을 하는 것이 장재영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6순위) 신인 김건희는 좀 더 본격적으로 투타겸업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투수와 타자를 모두 연습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했다. 주포지션은 포수지만 투타겸업을 할 경우를 대비해 포수가 아닌 1루수 훈련을 하며 감각을 익혔다.
마무리캠프에서 투수 훈련과 타자 훈련에 모두 참가한 김건희는 “훈련량이 다른 선수들의 2배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힘들지는 않다. 솔직히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한게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감수를 해야할 부분이다. 몸관리를 잘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라며 투타겸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건희는 확실히 1라운드의 재능이 있다”라고 말한 설종진 감독은 “기본적으로 손목 힘을 쓰는 것이 좋다. 타격을 할 때 손목으로 파워를 만들어내고, 투구를 할 때는 손목으로 강한 공을 뿌린다. 좋은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호평했다.
설종진 감독은 “두 가지 재능을 갖고 있다는 큰 강점이다. 그걸 살려주는게 팀이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인으로서 부럽기도 하다. 지금 투타겸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우리 팀의 강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장재영과 김건희의 투타겸업 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장재영과 김건희가 정말로 1군에서 투타겸업을 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설종진 감독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재능이 좋은 선수들이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문제는 체력보다는 부상이다. 체력은 관리를 해주면 충분히 시즌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타격과 투구를 동시에 하면 아무래도 부상 위험이 크다. 특히 타격을 하면 주루플레이까지 해야하는데 베이스를 돌거나 슬라이딩을 할 때 부상을 당할 수 있다”라고 투타겸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우려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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