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1차지명→타자 전향→보상선수 이적…“수술에도 뽑아주셨다, 꼭 보답할 것”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2.03 09: 00

어깨 수술로 내년 후반기는 돼야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한 상황. 그러나 박준영은 예상을 깨고 두산의 선택을 받으며 데뷔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재활 중인 상황에서 지명을 받았기에 각오는 당연히 남다르다.
두산은  지난 2일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내야수 박준영(25)을 지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준영은 경기도에 위치한 본가에서 보상선수 지명 소식을 들었다. 이적의 기운을 아예 감지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이 현실로 다가오니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박준영 / OSEN DB

OSEN과 연락이 닿은 박준영은 “기분이 묘하다. 물론 예상을 아예 안한 건 아니다. 혹시나 했는데 떠나게 됐다”라며 “NC에서 다른 형들의 이적을 많이 봤고, 형들이 당시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내가 직접 느껴보니 그게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섭섭한 마음은 없다. NC가 그 동안 잘해주셨고 내가 그에 보답을 못한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밖에서 본 두산은 어떤 팀이었을까. 박준영은 “올해 가을야구를 못 갔지만 못 간 게 이상할 정도로 항상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팀이다. 내야 뎁스도 두텁다”라며 “앞으로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두산에는 N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강진성, 양의지 등이 있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FA 계약한 양의지와 함께 서울로 올라가게 됐다. 박준영은 “사실 개인적으로 크게 친분이 있는 선수는 없다. 적응이 조금 힘들 것 같다”라며 “그래도 양의지 선배에게 연습할 때 궁금한 점을 많이 물어봤고, 타격 관련해서 많은 조언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경기고 출신인 박준영은 2016 신인드래프트서 NC 1차 지명을 받았다. 당시 그의 포지션은 투수. 그러나 시즌 후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박준영은 202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 들어서 3시즌 통산 221경기서 타율 2할7리 109안타 12홈런 53타점을 남겼다. 주어진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박준영 / OSEN DB
박준영은 지난 10월 12일 어깨 탈구로 인한 수술을 받으며 현재 재활 중에 있다. 수술 당시 8개월 재활 소견을 받았고, 이에 따라 내년 시즌 후반기는 돼야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전망이다.
박준영은 “생각보다 회복이 잘 되고 있어서 괜찮다. NC에서 3월부터 기술훈련에 돌입하는 스케줄을 잡았는데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급하게 생각 안 하려고 한다”라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당장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두산의 선택을 받게 된 박준영. 그는 “두산이 날 필요로 해서 뽑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재활 중인데 뽑아주셨고, 뽑아주신 만큼 경기장에서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두산에 가서도 하던 대로 열심히 하겠다. 두산 또한 좋은 선배들과 후배들이 많아 모르는 점 물어보겠다”라며 “이번 이적이 커리어의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잠실구장의 많은 팬들 앞에서 야구할 날을 생각하니 설렌다”라고 목표를 덧붙였다.
2016년부터 7년 동안 응원을 보내준 NC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준영은 “20살 때부터 지금까지 보여드린 거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다. 감사드린다. 응원해주신 만큼 보답을 못 해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라며 “그래도 앞으로 야구장에서 또 뵐 수 있으니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두산 팬들을 향해서는 “보상선수로 오게 됐는데 큰 야구장의 많은 팬들 앞에서 야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활약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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