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90듀오, 그런데 친구만 마캠 참가…정수빈의 말 못한 속사정은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2.05 13: 40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뒤 나란히 절치부심을 외친 두산 베어스의 90년생 듀오. 그런데 왜 마무리캠프에는 허경민만 모습을 보인 것일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두산은 올 시즌 창단 첫 9위(60승 2무 82패) 수모를 겪으며 8년 만에 가을야구를 TV로 지켜봤다. 가장 큰 이유는 고액 연봉자들의 부진이었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2021시즌에 앞서 나란히 4+3년 85억원, 6년 56억원에 원소속팀 두산과 FA 계약했지만 정수빈은 올해 127경기 타율 2할5푼9리, 허경민은 121경기 타율 2할8푼9리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허경민은 유망주 및 백업 선수들이 한 시즌을 리뷰하고 내년 스프링캠프의 초석을 다지는 마무리캠프에 이례적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시즌을 마치고 휴식 및 회복 훈련을 진행한 그는 캠프가 약 2주 남았을 시점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 합류해 어린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허경민은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다. 올해 부진을 딛고 내년에 잘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두산 허경민(좌)과 정수빈 / OSEN DB

그러나 함께 반등 의지를 밝힌 정수빈은 이천 베어스파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정수빈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은 오프시즌 확실한 루틴이 정립돼 있어 굳이 마무리캠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정수빈의 불참보다 허경민의 참가가 훨씬 이례적인 부분이었다. 그런데 허경민이 참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두산 팬들의 비난의 화살이 정수빈에게 집중됐다.
지난 3일 고척돔에서 열린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정수빈을 만나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나도 합류를 했어야 했는데 못해서 욕을 많이 먹었다”라며 “결혼(2021년 12월 4일) 이후 신혼여행을 못 가서 다녀왔다. 물론 캠프 중간부터 참가할 수 있었지만 그러면 운동을 100% 소화 중인 기존 선수들과 달리 난 100%를 소화 못하기 때문에 처질 수 있었다. 오히려 피해가 될까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잠실에서 혼자 운동을 했다”라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허경민의 참가로 정수빈의 불참이 더욱 많은 비난을 받았다. 정수빈은 “(허)경민이는 여행을 일찍 다녀와서 합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난 일정이 중간에 껴있다 보니 일찍 합류하기도, 또 나중에 합류하기도 애매했다. 운동을 제대로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안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수빈은 그 누구보다 내년 시즌 반등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계약 후 2년간 두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기에 3년차에는 1년 내내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언론에 노출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 그는 신혼여행 후 잠실구장에 출근해 열심히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정수빈은 “내년에는 여름에도 잘 치고 싶다. 못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꾸준히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라며 “6년 계약을 했는데 올해까지 2년 동안 많이 못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과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부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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