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사퇴’ 우승 단장이 물러난다…왜, 보이지 않는 손 있었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12.13 05: 25

 갑작스런 사임이다.
SSG 랜더스의 류선규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 외국인 선수 영입 등 내년 시즌 준비에 몰두하다 갑자기 사퇴 소식이다. “2년 내 목표를 이뤘다.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는  사임 소감에도 불구하고 뒷말이 무성하다. 시기도 상황도 그럴 수 밖에 없다.
류선규 단장의 사임 소식은 12일 오후 알려졌다. 11일 SSG 구단이 팬들과 함께 하는 통합 우승 기념 공식행사 ‘팬 페스티벌’을 마친 다음 날이다. 불과 하루 전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류 단장은 ‘사퇴’를 암시하는 정황은 없어 보였다고 한다.

류 단장은 사임 소식이 알려진 후 OSEN과 전화 통화에서 “2년 내 재건이 목표였다. 목표했던 일을 이뤘다. 앞으로는 후배들이 잘 이끌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단장을 맡으면서 2년 내 재건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6위, 올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을 꺾고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목표는 이뤘다.
그는 “나도 변화가 필요하고, 구단도 바뀌었으니 새롭게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는 말도 했다.
2020시즌이 끝나고 류 단장은 SK 단장으로 선임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SK 구단은 신세계 그룹에 매각됐다. SK 와이번스에서 SSG 랜더스로 구단명이 바뀌었다. 야구단을 인수한 신세계 그룹은 2년간 야구단 실무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돈’을 관리하는 재무 분야에만 신세계 그룹에서 인사가 내려왔다.
민경삼 사장-류선규 단장 체제로 2년을 보냈고, 그룹의 적극적인 투자와 야구단에서 잔뼈가 굵은 민 사장-류 단장의 프런트 라인이 우승을 할 수 있는 팀 전력을 만들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했고, 올해는 2년 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에이스 김광현을 다시 데려왔다.
그런데, 통합 우승을 일군 기쁨이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뚜렷한 성과를 낸 단장이 물러난다. 우승과 함께 앞으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전격 사임이다.
외국인 선수 계약(2명 영입), 선수단 연봉 협상 및 샐러리캡 관리 등 업무를 마무리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단 실무를 이끄는 단장직이 공석이 됐다. 11일까지만 해도 이후 일정까지 약속했던 그가 서둘러 사의를 표한 모양새다. 뭔가 ‘트리거’가 있다는 것이 야구계 시선이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