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를 내고, 상대 팀을 긴장하게 하려면 간판이자 확실한 4번타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4번 타자감이 보이지 않는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4번 타자’에게 상을 주려고 하지만 누구를 줘도 애매하다. KBS 예능의 2022년 상황이다.
2022 KBS 연예대상이 오는 24일 오후 9시 15분, 문세윤, 설인아, 찬희의 진행으로 열린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리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올 한해 웃음을 주느라 고생한 이들을 모아 그 활약에 마땅한 상을 선사하며 기쁨을 함께 하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한해 KBS 예능은 드라마처럼 흉작에 가까운 상황이다. KBS 주말드라마의 ‘콘크리트 시청률’이 무너진 가운데 KBS 예능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었다.
‘1박 2일 시즌4’ 정도만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가운데,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살림하는 남자들2’, ‘신상출시 편스토랑’,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기존 예능들은 시청자들을 붙잡기 부족했다.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세컨하우스’, ‘배틀트립2’, ‘홍김동전’ 등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도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KBS에는 웃음 4번 타자로 문세윤을 내세울 수 있었다. 문세윤은 지난해 ‘1박2일 시즌4’를 비롯해 ‘갓파더’, ‘트롯 매직 유랑단’에 출연하며 KBS 예능을 ‘하드캐리’했다. 모두가 입을 모아 ‘문세윤이 대상’이라고 할 정도로 문세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고, 대상 수상으로 이어지며 생애 첫 연예대상 수상이라는 기쁨을 안았다.
하지만 2022년 들어서 KBS 예능의 4번 타자는 확실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 각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맡고 있는 출연자가 있지만 그 활약도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MBC에서는 전현무, SBS에서는 ‘런닝맨’ 또는 ‘미운우리새끼’ 쪽으로 대상 수상이 점쳐지는 반면, KBS에서는 시상식이 일주일 남짓 남은 이 시점에도 아직 유력한 후보가 거론되지 않는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유력한 후보를 꼽아보자면 ‘불후의 명곡’ 신동엽, ‘1박2일’ 김종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김숙 등이 꼽힌다. 신동엽은 ‘불후의 명곡’ MC로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김종민은 15년째 ‘1박2일’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김숙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이어 ‘홍김동전’에도 출연했다.
유력하다고 하지만 누구에게 ‘대상’이라는 트로피를 줘도 애매한 느낌이 강하다. 확실한 임팩트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는 대상 수상도 점쳐진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전국노래자랑’을 34년 동안 진행하면서 KBS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故송해가 있다. 故송해는 지난 6월 세상을 떠났고, 김신영이 바통을 이어 받아 진행 중이다. 고인에 대한 의미도 있지만, KBS 예능에도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수상이 점쳐진다.
2022 KBS 연예대상은 오는 24일 오후 9시 15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