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주춤해도 고과 1위…이대호 후계자, 30홈런 각성 기다린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2.19 09: 25

부상으로 험난했던 한 시즌을 보냈고 주춤했다. 그럼에도 팀내 고과 1위의 성적이다. ‘이대호 후계자’ 롯데 한동희(23)는 각성의 시즌을 보내며 증명을 하는 게 필수가 됐다.
한동희는 올해 129경기 타율 3할7리(456타수 140안타) 14홈런 65타점 OPS .817의 성적을 남겼다.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 최고 OPS, 최다 안타를 기록하는 시즌을 보냈다. 팀 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은 스포츠투아이 2.68, 스탯티즈 3.77을 찍었다. 스포츠투아이에서는 팀 내 이대호(4.68), 안치홍(4.19), 전준우(3.02)에 이은 팀 내 4위이고 스탯티즈에서는 팀 내 1위를 마크했다. 
올해 한동희는 그 누구보다 뜨겁게 시즌을 시작했다. 4월 한 달 간 타율 4할2푼7리(89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 OPS 1.249으로 활활 타올랐다. 4월 MVP는 한동희의 몫이었다. 그러나 5월 이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4월의 페이스를 되찾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 경기를 뛰어야 했고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다. 결국 기대보다 떨어지는 성적을 기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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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롯데 팀 내 타격 지표 1위 대부분은 은퇴 시즌을 치른 이대호가 차지했다. 이대호의 자리에 한동희가 있었으면 이대호도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올해 역대급 기록을 쓰고 ‘이대호 후계자’로서 대관식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끝내 부상으로 주춤하면서 기대보다 아쉬웠다. 여전히 ‘후계자’ 자리에 머무는데 그쳤다. 3루 수비에서도 19개의 실책을 범하며 의문부호를 더욱 증폭시켰다.
그럼에도 팀 내 타자 연봉 고과 1위다. 이대호는 은퇴했고 전준우, 안치홍은 FA 계약 선수다. 고승민, 황성빈 등 신예 외야수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지만 경기 수, 타석 수 등은 한동희에 미치지 못한다. 
한동희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그러나 연봉 고과 1위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이제는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키고 증명하는 게 필요하다. 그 지표는 거포의 상징인 30홈런이다. 
마무리캠프부터 수석 코치 겸 타격 코치로 부임한 박흥식 코치는 한동희의 30홈런에 진심이다. 이대호가 떠난 자리를 한동희가 채워야 한다고 콕 찝었다. 박 코치는 “어떻게되든 4번 타자를 해야 한다”라면서 한동희를 타선의 중심이자 상징으로 못 박았다. 
그리고 기술적인 변화도 과감하게 진행했다. 박흥식 코치 주도 하에 타자 전체가 하체 강화 훈련에 집중했다. 한동희는 그동안 강한 타구를 생산해내는데 주력했다. 부드러운 스윙과 엄청난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리그 최정상급 타구 스피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대로 발사각이 높게 형성되지 않으면서 내야에 갇히는 타구가 많았다. 거포 유형으로 거듭나야 했던 한동희가 여전히 30홈런은 커녕 20홈런도 찍지 못하는 이유였다.
박 코치는 “그동안 너무 앞에서 히팅 포인트가 형성 되면서 뜨지 않고 빠른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이 나왔다. 너무 강하게만 치려고 했다. 히팅 포인트가 조금 뒤에서 형성되더라도 타구를 띄우고 회전력을 더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야 비거리도 길어진다”라면서 “(한)동희가 가진 능력에 비해 비효율적인 타격을 한 것 같다. 사직구장 담장도 높지 않나. 본인도 이제 깨달은 것 같다”라면서 30홈런 타자로 탈바꿈 시키기 위한 한동희의 변화를 설명했다. 
이대호는 그라운드를 떠나는 날까지 한동희의 미래를 걱정했고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며 신신당부 했다. 과연 한동희는 30홈런으로 자신을 증명해낼 수 있을까. 모두가 그의 각성을 기다리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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