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빨리 가고파" 이정후 속내 재확인…'자유'보다 '꿈'을 택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2.19 18: 35

“최대한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다.”
현재 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4)의 속내는 자유보다는 꿈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해외 무대에 진출해서 더 넓은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키움 관계자는 “이정후가 오늘(19일) 연봉협상 진행차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2023년 시즌이 끝나고 해외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단에 해외 진출 의사를 피력한 것은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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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메이저리그 등 해외 진출에 대해서 ‘바람’ 정도로 이야기 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렇게 본인이 공식화하고 구단에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말한 것은 처음이다. 
모두가 이정후의 해외 도전 의사를 알고 있는 상황. 이제는 방법과 시기의 문제가 남았다. 이정후는 최대한 빠른 시기인 2023년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시스템으로 진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 2017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정후는 올해 6년차 시즌을 마쳤다. 올해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4할2푼1리 장타율 .575 OPS .996의 성적을 남겼다.  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 부문을 석권하며 5관왕을 차지했고 KBO MVP,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등 연말 시상식을 휩쓸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난 상황에서 당장 내년 7년차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으로 해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 도전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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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미프로야구 협정에 명시된 포스팅시스템 절차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포스팅을 공시한 시점부터 30일 동안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 협상을 진행한다. 계약이 완료되면 그때 원 소속팀이 받는 이적료도 확정된다. 선수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그 금액의 20%를 KBO 구단이 받는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1달러 이상~5000만달러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의 20%에 25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더한 금액, 전체 금액이 5000만1달러 이상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의 20%에 2500만1달러부터 5000만달러까지에 대한 17.5%, 그리고 50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더한 금액이 이적료가 된다.
키움 입장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2021년 김하성의 샌디에이고와 보장 4년 최대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552만 5000달러의 이적료 수입을 벌어들인 바 있다. 개정 이전의 독점 협상 방식의 포스팅시스템으로도 키움은 이적료 수입을 짭짤하게 올렸다. 2015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 당시 500만 2015만 달러의 이적료 수입이 발생했고 박병호의 미네소타 트윈스 진출 때 이적료는 1285만 달러였다.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키움 입장에서는 당연히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하는 것이 이득이다. 적지 않은 이적료 수입으로 구단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다.
다만 선수 입장에서는 1년이라도 빨리 진출하는 대신, KBO리그 복귀 시에 제약이 생긴다. 현행 제도에서 포스팅시스템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하게 되면 선수는 자유로운 신분이 아니다. 원 소속 구단이 보류권을 계속 갖고 있다. 국내 무대에 복귀하게 되면 원 소속팀으로 복귀해야 한다. 이후 다시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4년을 더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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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규약 164조 FA자격의 재취득 1항에는 ‘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한 후 또는 104조에 따라서 외국에 진출하였다가 국내로 복귀한 후에는 소속선수로 등록한 날로부터 4정규시즌을 활동한 경우에 FA 자격을 다시 취득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규약 104조는 포스팅시스템 진출에 관한 규정이다. 
박병호의 선례가 있다. 박병호가 2016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와 최대 5년 18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2018년에 키움으로 복귀했다. 결국 2021년까지 4년을 더 뛰고 완전한 FA 자격을 취득했다. 박병호는 키움을 떠나서 KT와 3년 30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만 30세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만 32세 시즌에 복귀했다. 그리고 첫 FA 권리는 만 36세가 되어서야 행사할 수 있었다.
이정후도 만약 이러한 절차로 진출하고 복귀할 경우 예외없이 키움으로 돌아와야 한다. 김하성도 마찬가지다. 만약 2024년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해외로 진출하면 만 26세다. 충분히 젊은 나이지만 온전한 자유의 몸이 아니라는 것은 선수 입장에서는 아쉬울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자유보다는 더 큰 무대에서 누비는 꿈을 좇는 것을 선택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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