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메이저리그 재도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NC 다이노스에서 4년 간 활약했던 장수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한다.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루친스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최초 보도했다. 이후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에 따르면 1년 보장 300만 달러(38억 원), 2024년 클럽 옵션 500만 달러(약 64억 원)의 조건이라고 부연했다. 최종 계약 규모는 1+1년 총액 800만 달러(약 102억 원)이다.
이로써 루친스키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로 복귀한다. 루친스키는 지난 2014시즌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018시즌까지 미네소타 트윈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에서 뛰었다. 2018시즌 3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고 KBO리그로 눈을 돌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41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5.33. 선발보다는 불펜, 롱릴리프 보직으로 뛰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완벽한 선발 에이스였다. 2019년부터 4년 간 NC에서 통산 121경기 732⅔이닝 53승36패 191볼넷 657탈삼진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을 기록했다. 장수 외국인 선수로 4년 동안 리그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올해는 4시즌 중 가장 빼어난 시즌을 보냈다. 31경기 193⅔이닝 10승12패 34볼넷 194탈삼진 평균자책점 2.91의 기록을 남겼다. 간신히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지만 이닝, 탈삼진, 평균자책점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30대 초중반에도 매년 발전하고 있던 루친스키를 메이저리그도 주목하고 있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시작되고 루친스키의 몸값 예상은 매체바다 천차만별이았지만 그래도 최소 2년 이상의 다년 계약에 평균 연봉은 450만 달러(약 57억 원)를 상회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최대 3년 2200만 달러(약 282억 원)까지 예상됐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2년 900만 달러로 전망했다. 그리고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루친스키가 복수의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경쟁이 생기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 그러나 루친스키는 예상을 훨씬 밑도는 계약 규모를 받아들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루친스키의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매체는 루친스키를 FA 선수 랭킹 50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1년 계약은 우리가 예상한 2년 900만 달러의 보장 계약에 미치지 못한다’라면서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메릴 켈리(애리조나)와 같은 투수들을 KBO에서 돌아오며 2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루친스키는 1년에 그쳤다. 루친스키는 다음 주에 34세가 되며 플렉센과 켈리는 31세 생일 전에 미국으로 복귀했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더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가 루친스키의 계약 조건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앞서 KBO리그에서 활약을 펼치고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맺은 선수들은 루친스키보다 어린 나이에 복귀했고 다년 계약에 금액도 많았다.
만 31세 시즌인 2019년을 앞두고 메릴 켈리가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약 186억 원) 계약을 맺었다. 2년 보장 550만 달러(약 70억 원)였고 이후 2년 구단 옵션이 모두 발동되며 최대 조건을 모두 채웠다. 올해 초에는 2+1년 최대 2400만 달러(약 308억 원) 계약까지 맺었다.
2020년에는 KBO리그 MVP 출신 조쉬 린드블럼이 밀워키 브루워스와 3년 91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채우면 최대 18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계약이었다.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하고 복귀했을 때 나이는 만 33세.
2021년 만 27세 시즌을 맞이했던 크리스 플렉센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보장 475만 달러(약 61억 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년 동안 이닝에 걸린 베스팅 옵션을 모두 채우면서 내년 800만 달러(약 102억 원) 계약까지 따낸 상태다.
NC도 루친스키 잔류에 힘을 기울였지만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가 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을 NC도 제어할 수 없었다. 이전 유턴파 선배들과 비교했을 때 안 좋은 조건이었고 기대 이하의 금액에도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그만큼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