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겸업’ 욕심낸 장재영, “오타니는 신이다...나는 타격은 마음 편하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2.12.22 04: 50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0)이 키움 최초의 투타겸업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내걸었다.
이번 겨울 호주리그 질롱 코리아에서 활약한 장재영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에서 귀국했다. 아직 시즌이 진행중이지만 일찍 돌아온 것에 대해 키움은 선수관리 차원에서 귀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KBO리그 역대 1위, 구단 역대 2위(9억원) 신인 계약금을 받으며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는 강속구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1군 무대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통산 33경기(3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2~2023시즌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서 활약했던 키움 장재영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장재영은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30이닝 11자책점) 9볼넷 37삼진을 기록했다. 한편 전 세계 야구 유망주들의 윈터리그로 활용되는 ABL은 지난달 11일 공식 개막전으로 2022~2023시즌을 열었다. 질롱코리아는 3년 만에 다시 참가했다.장재영이 귀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2.2 / soul1014@osen.co.kr

키움은 장재영이 마운드에서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이유가 실전경험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이번 겨울에는 호주리그에서 공을 던지며 좀 더 경험을 쌓도록했다. 동시에 타격을 병행하며 투타겸업 가능성도 실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장재영은 호주리그에서 6경기(30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탈삼진 37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9개밖에 내주지 않아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가 마침내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
장재영은 입국 후 인터뷰에서 “신중하게 던진 것도 있지만 어차피 맞을거 그냥 초구, 2구에 빨리 맞자는 생각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덕분에 투구수도 많이 줄고 이닝도 많이 가져갈 수 있었다. 타자들이 잘 치는 것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자고 생각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삼진을 잡으려고 유인구를 던졌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라고 반등에 성공한 비결을 설명했다.
키움 장재영. / OSEN DB
타격에서는 조금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대타와 지명타자로만 타석에 들어서며 6타수 무안타 3볼넷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렇지만 장재영은 “타석에 들어가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있다. 학교에 다닐 때부터 타석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안받았던 것 같다. 타석에서 투수들의 공을 보니 타자들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투타겸업을 계속 이어갈지 묻는 질문에 장재영은 “결정권은 나에게 없다. 구단에서 결정하는대로 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타석수가 많지 않아 아쉽다. 이병규 감독님께 타석에 더 들어가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야수들이 많아서 잘 치든 못 치든 두 타석씩만 하고 빠지라고 하셨다. 거기서 내가 이기적으로 욕심을 부릴 수는 없었다”라고 호주에서의 일화를 소개하며 타격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호주리그에서는 아쉽게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 장재영은 “공은 생각보다 정말 잘 보였다. 그런데 2년 만에 타격을 하니까 배트가 잘 나가지 않았다. 머리로는 쳐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형들이 공 보이면 돌리라고 하셔서 시원하게 스윙하고 삼진도 먹어봤다. 거기서 느끼는 것도 있었다. 막 감을 잡을 때 쯤에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라며 웃었다.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 / OSEN DB
현재 주요 프로야구리그에서 진정한 의미의 투타겸업을 하고 있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가 유일하다. 투타겸업을 하려는 선수들은 오타니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오타니의 플레이를 찾아서 보지는 않았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사실 오타니는 신이다. 그런데 나는 신이 아니다. 하나만 잘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타석에 들어갈 때 투수에 도움이 되는 장점도 있다. 타격도 잘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너무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편하게 타격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키움은 최근 선수들의 투타겸업을 장려하고 있다. 선수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함이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6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건희도 마무리캠프부터 투타겸업을 준비하고 있다. 장재영과 더불어 키움의 첫 번째 투타겸업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장재영은 “아직 (김건희와) 만나보지는 못했다. 정말 좋은 선수라고 들었다. 나는 아직 내 할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가 어떻다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팀에서는 선의의 경쟁자다. 함께 열심히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건희가 1호 투타겸업 선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말에 장재영은 “나도 할 수 있다면 내가 1호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경쟁의식을 불태웠다.
질롱 코리아 장재영. /질롱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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