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뛰고 외인 타자 최고액 2위... '포식자'는 다시 증명의 시험대에 오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2.23 15: 15

약 3개월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잭 렉스(29)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포식자’의 면모를 과시했고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기대감이 담긴 재계약 금액이었다. 렉스는 다시 한 번 증명의 시험대에 오른다.
렉스는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전반기 내내 기대 이하였던, 그리고 렉스의 마이너리그 시절 친구인 DJ 피터스(27)가 퇴출되면서 후반기에 합류했다. 렉스는 친구 피터스처럼 무기력하지 않았고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KBO 데뷔전은 안 좋은 쪽으로 충격이었다. 7월24일 사직 KIA전에서 팀은 리그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0-23)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렉스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그러나 충격은 잠시 뿐이었고 곧장 적응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56경기 타율 3할3푼(218타수 72안타) 8홈런 34타점 OPS .905의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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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의 절반도 채 소화하지 못했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를 보여줬고 선구안도 보여줬다. 4할1푼의 출루율이 렉스의 가치를 말해준다.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을 가리지 않고 제 몫을 해줬다. 득점권 타율 4할4푼9리로 클러치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타자이기도 했다. 수비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좌익수 우익수 등 코너 외야수에 중견수까지 무리 없이 소화를 하면서 기여도를 높였다. 
롯데는 당연히 렉스와 재계약을 꾀했고 빠르게 합의에 성공했다. 렉스는 2023시즌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 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의 조건이다. 올해 계약 당시 31만3000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약 4배가 껑충 뛴 금액이다. 
아직 풀타임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롯데는 3개월 가량 보여준 모습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다만, 과감한 투자는 무모한 결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보여준 기간이 짧지만 계약 총액은 외국인 타자 중 2번째로 많다. 
올해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삼성 호세 피렐라가 1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인센티브 40만 달러)에 재계약 했다. 3년차에 외국인 타자 중 최고액 선수가 됐다. 피렐라 다음이 렉스다.
비교적 긴 시간 자신의 능력을 검증 받은 KIA 소크라테스는 총액 11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소크라테스는 안면 사구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OPS .848의 기록을 남겼다. 렉스보다 보장 연봉, 총액 모두 적다. 
렉스와 좀 더 빠르게 대체 선수로 합류했던 KT 앤서니 알포드도 총액 1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알포드는 80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283타수 81안타)14홈런 50타점 OPS .871의 기록을 남겼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인들, 그리고 렉스보다 더 많은 시간 검증한 외국인 타자들보다 렉스는 많은 금액을 받았다. ‘오버페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현재 롯데 타선의 상황에서 렉스가 갖고 있는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금액이 곧 가치이자 기대치다.
롯데는 다아장 이대호가 은퇴를 한 상황에서 또 다시 변수들과 마주해야 한다. 상수가 마땅하지 않은 타선이다. 렉스가 3개월 동안 보여준 역량이라면 상수로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한동희, 전준우, 정훈, 고승민 등과 함께 할 시너지가 내년에는 더욱 증폭되기를 바라야 한다. 
과연 렉스는 2년차 시즌에 연봉만큼 기대에 걸맞는 활약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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