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라고 다 잘 되진 않아, 류현진을 봐”…8000만 달러 에이스의 굴욕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2.24 04: 30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감은 점차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8000만 달러(약 1020억 원) 대형 계약과 달리 에이스 역할을 수행한 건 코로나19로 단축된 시즌뿐이었다. 현지 언론은 ‘블루 몬스터’ 류현진(35)의 지난 토론토 블루제이스 3년을 비꼬듯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진 ‘SB네이션’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오늘의 블루제이스 역사’라는 코너에서 “토론토 구단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4년 8000만 달러에 류현진과 계약했다”라고 시간을 2019년 12월로 돌렸다.
류현진은 2019년 12월 23일 정든 LA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와 FA 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옵트아웃 조항이 없고,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이 포함됐으며, 류현진은 2001년 5년 6500만 달러(약 830억 원)에 텍사스 레인저스로 향한 박찬호를 넘어 메이저리그 한국인 투수 FA 최고액을 경신했다. 토론토는 2019시즌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류현진에게 곧바로 에이스 직책을 맡겼다.

류현진 / OSEN DB

계약 첫해만 해도 토론토의 투자가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류현진은 코로나19로 단축된 2020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호투로 토론토의 4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SB네이션은 “계약 첫해는 잘 흘러갔다. 12경기서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한 류현진을 보는 건 큰 재미였다”라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이듬해 162경기 풀타임 체제는 용두사미 시즌이었다. 31경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의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남겼지만 후반기 극심한 부진으로 에이스 자리를 내줬고, 팀의 포스트시즌 도전 여정에도 힘이 되지 못했다. 매체는 “두 번째 시즌은 덜 재미있었다. 좋지 못한 시즌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보고 싶어 했던 류현진의 모습은 아니었다”라고 혹평했다.
류현진을 향한 실망감은 3년차 시즌을 맞아 극에 달했다.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67의 부진을 겪다가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조기에 시즌을 마쳤다. SB네이션은 “3년차는 어떤가. 시작이 안 좋았는데 끝은 토미존 수술이었다. 류현진은 수술로 계약 마지막 해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토론토맨 류현진의 3시즌 통산 성적은 49경기 21승 12패 평균자책점 4.07(263이닝 119자책). SB네이션은 류현진을 향해 “자유계약선수(FA)와 계약하는 재미가 바로 이런 것 같다. FA라고 항상 다 잘 되진 않는다”라는 조롱 섞인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한편 팔꿈치 재활 중인 류현진은 빨라도 내년 후반기는 돼야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는 이를 대비해 열흘 전 3년 총액 6300만 달러(약 820억 원)에 FA 투수 크리스 배싯을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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